1377년(우왕 3년) 흥덕사(興德寺)에서 금속활자인 주자(鑄字)로 찍어낸 『직지심체요절』(프랑스 국립도서관 소장본)에 부분적으로 음독구결이 기입되어 있는 책이다.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에는 묵서(墨書)로 된 음독구결이 2장 앞면, 12장 뒷면, 19장 뒷면, 29장 뒷면 5행부터 36장 앞면까지, 총 148행에 걸쳐 기입되어 있다.
이 구결은 한 사람이 기입한 것이 아니라 시간적 차이를 두고 여러 사람이 기입했을 가능성이 크며, 구결을 최초로 기입한 시기는 여말선초로 추정된다. 고려시대 석독구결의 전통을 이어받는 ‘(을고)’, ‘(을ᄒᆞ놋다)’, ‘(을ᄒᆞᄂᆞ니)’와 같은 복합형 구결이 사용된 점, 비유구문에서 ‘ᄃᆞᆺᄒᆞ다’의 고형인 ‘-(딧ᄒᆞ)’가 나타난 점, 『대명률직해』(1395년) 이두문에서만 확인되는 ‘(ᄒᆞ요다)’가 사용된 점, 그리고 명사형어미 ‘옴/움’이 예상되는 위치에 ‘(ᄒᆞ논디)’와 같은 명사구 보문 구성만 나타난다는 점 등이 이런 추정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이 묵서 구결에는 어구 해석을 잘못한 부분도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현토 위치를 잘못 기입해 수정 부호를 통해 구결 위치를 수정한 곳도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능숙한 현토자의 구결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자료에는 묵서 구결 이외에 주서(朱書) 구결도 함께 기입되어 있다. 주서 구결은 매우 간략한 형태로 나타나는데, 18·22·28·29·35장에 나타나는 한 두 개의 구결과 38장 뒷면 6행부터 10행에 간단하게 기입되어 있는 것이 그것이다. 주서 구결은 이 자료 전체에 기입되어 있는 주점(朱點)의 구두(句讀)를 표기한 사람이 함께 기입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