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비단 바탕에 채색. 세로 162㎝, 가로 156.5㎝. 화승 경선응석(慶船應釋)이 1909년에 제작하여 서울 삼각산 감로암(甘露菴)에 봉안한 감로도로 죽은 자의 영혼 천도를 위한 시식의례(施食儀禮) 장면과 불 · 보살 등을 그린 불화이다. 현재는 서울시 종로구 안양암 대웅전에 소장되어 있다.
화기를 통해 두 아들(이익수 · 이흥수)이 돌아가신 어머니(개성 김씨)의 극락왕생을 위해 시주하고 서울 · 경기 지역에서 활동하였던 대표적인 화승 경선응석(慶船應釋)이 1909년에 감로도를 제작하여 서울 삼각산 감로암(甘露菴)에 봉안하였음을 알 수 있다.
감로도의 구성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화면의 위로부터 차례로 상단에는 아미타삼존과 칠여래(七如來), 지장보살과 인로왕보살을 포함하는 불 · 보살을 배치하고, 화면 중앙에는 성대하게 차려진 재단 · 아귀, 의식을 행하는 장면을, 그리고 마지막 하단에는 인간 세계를 비롯한 육도(六道: 천 · 인간 · 아수라 · 축생 · 아귀 · 지옥) 세계가 그려진다. 상단의 불보살이 아귀나 지옥의 고통 받는 고혼(孤魂)들에게 감로(甘露)를 베풀어 극락으로 인도하는 내용을 그린 것이다.
안양암 감로도는 1868년 남양주 흥국사(興國寺) 감로도를 시작으로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전반에 서울 · 경기 지역에서 유행했던 감로도의 형식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빽빽하지만 짜임새 있는 구도로, 구름으로 둘러싸여 합장한 자세로 마주보고 있는 두 마리의 아귀와 의식 장면, 큰 청화백자 꽃병과 ‘나무백억화신불(南無百億化身佛: 석가모니불)’, ‘나무청정법신불(南無淸淨法身佛: 비로자나불)’, ‘나무원만보신불(南無圓滿報身佛: 노사나불)’이라고 쓰인 여러 개의 번을 늘어뜨리고 있는 재단, 그리고 화면 아래쪽의 곡예 · 굿 · 재판 · 싸움 · 놀이 장면 등 당대를 반영한 생활 풍속 모습을 그린 것이 특징적이다. 이와 같은 구성에 약간의 변화를 준 유사한 밑그림의 감로도가 서울 · 경기 지역에 현재 10여 점이 남아 있다. 전체적으로 붉은색과 황토색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녹색 · 군청 등을 사용하였다.
안양암 감로도는 각 존상들과 모티프들로 빽빽하게 메워진 화면과 짜임새 있는 구도, 화면 중앙의 합장한 아귀와 다양한 당대의 생활 풍속 장면이 반영된 점 등이 특징이며 당시 서울 · 경기 지역에서 유행했던 감로도의 형식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안양암 감로도는 19세기 말에서 20세기에 서울 · 경기 지역에서 유행하였던 감로도의 형식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으로, 화면 아래쪽의 장면들은 다양한 생활 풍속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또 당대를 대표하며 조선 말기 서울 · 경기 지역 불화의 도상과 화풍을 주도했던 화승 경선응석이 단독으로 제작한 불화라는 점에서 주요한 작품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