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혁명위원회는 코민테른 조직의 영향력이 아직 시베리아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4개국 혁명가들이 힘을 모아 동양의 사회주의 혁명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고자 결성하였다.
코민테른 외교부 전권위원 얀손의 지휘 아래 조직된 동방혁명위원회는 회장에 골촌, 부회장에 초이팔산·류아오·이인섭, 서기에 채성룡 등으로 구성되었다. 부회장 초이팔산은 1921년 몽골혁명의 과정에서 인민정부와 인민당, 인민군 등 각 방면에서 지도자로 활약한 혁명가였다. 부회장 이인섭은 평양 출신으로 1907년 의병전쟁에 참가한 뒤 러시아로 망명해 한인사회당과 러시아공산당에서 활동한 사회주의 혁명가였다. 서기 채성룡은 이르쿠츠크 계열에서 사회운동을 전개한 인사였다. 이후 동방혁명위원회 인사들의 활동은 국제당인 코민테른을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그런데, 동방혁명위원회는 1920년 7월 러시아공산당 시베리아국 소속의 ‘동양 제민족부’로 재편되었고, 다시 코민테른에 의해 1921년 1월 12일 동양비서부가 극동의 혁명운동을 촉진할 목적으로 이르쿠츠크에 설립되었다. 동방혁명위원회가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직전에 코민테른 동양비서부가 조직되면서 외교부 전권위원부와 혁명위원회는 사업을 정지하였다.
동양비서부의 총책임자는 코민테른 전권위원 슈미야츠키로 5명의 위원들과 함께 최고 집행기구인 간부회를 구성했다. 극동비서부 내에는 고려부, 중국부, 일본부, 몽골․티벳부 등의 4개 지부가 조직되어 활동했다.
동방혁명위원회는 코민테른의 극동 조직이 정비되기 전에 동방정책의 중심지였던 이루크츠크에서 한·중·몽·일의 사회주의 혁명가들이 연대하여 조직한 국제적 조직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