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괘 ()

유교
개념
『주역』 64괘 중 15번째에 있는 유교기호. 괘명.
정의
『주역』 64괘 중 15번째에 있는 유교기호. 괘명.
개설

이 괘는 낮은 땅 아래에 높은 산이 있는 형상으로, 자신을 굽혀서 낮은 자보다 더욱 낮추는 겸하의 상이다.

연원 및 변천

『설문해자(說文解字)』에서 “겸(謙)은 경(敬)이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경’은 본래 절대자에 대한 경외심을 뜻하는데, 절대자 앞에 섰을 때 인간은 자만심을 버리고 겸하하지 않을 수 없으므로 겸과 경은 상보적인 관계에 있다.

내용

유일한 양효인 구삼(九三)이 내괘에 있는 것은 지고한 하늘의 기운이 땅으로 내려온 것이며, 땅이 산보다 위에 있는 것은 골짜기가 높은 언덕이 되듯이 자신을 낮추는 자가 오히려 높임을 받는다는 사실을 상징한다. 이러한 상황을 「단전(彖傳)」에서 “천도(天道)는 아래로 내려와 교합하고, 지도(地道)는 낮아서 위로 올라간다.”라고 설명한다.

또한, “천도는 가득 찬 것을 이지러뜨리고 겸손한 것을 보태어 주며 지도(地道)는 가득 찬 것을 변화시켜 겸손한 곳으로 흐르며 귀신은 가득 찬 것을 해치고 겸손한 자에게 복을 주며 인도(人道)는 가득 찬 것을 미워하고 겸손한 것을 좋아한다.”라고 설명했듯이 가진 자의 것을 덜어내어 부족한 자에게 보태어 줌으로서 형평성을 유지하는 것이 자연의 법칙이며 인간의 도덕 원리인 것이다.

자신을 비워서 낮추는 겸괘는 6효 가운데 내괘 3효는 길(吉), 외괘 3효는 이(利)로서 부정적 평가가 전혀 없는 유일한 괘이다. 특히 “구삼(九三)은 공로가 있고 겸손하니 군자가 종결짓는 것이 있어 길하리라.”라고 했듯이 공로가 있으나 이것을 자랑하지 않고 더욱 자신을 낮출 때 모든 사람들이 감복하게 된다.

그러나 겸에만 치우칠 경우에는 균형성을 상실하기 때문에 육오(六五)에서 “부유하지 않고 그 이웃과 함께 하는 것이다. 침벌(侵伐)하는 것이 이로우니 이롭지 않음이 없을 것이다.”라고 하여 겸덕(謙德)으로서 감복시킬 수 없을 경우에는 무력을 사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겸손의 극치인 상육(上六)의 단계에 오면 “겸손하다고 인정받는 것이니 군대를 동원해 자신이 다스리는 나라를 정벌해야 한다.”라고 하여 무력이라는 강력한 수단을 동원해 극복해야 할 대상은 바로 자기 자신임을 주장한다. 나는 겸손한 사람이라는 의식까지 버려야 진실한 의미의 ‘겸’이 가능한 것이다.

참고문헌

『주역전의대전(周易傳義大全)』
『주역절중(周易折中)』
『설문해자(說文解字)』
『易經』(領木由次郞, 執英社, 1985)
집필자
최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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