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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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
개념
『주역』 64괘 중 18번째에 있는 유교기호. 괘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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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주역』 64괘 중 18번째에 있는 유교기호. 괘명.
내용

‘고(蠱)’는 ‘명(皿 : 그릇)’과 ‘충(蟲 : 벌레)’의 합성어로서, 그릇이 오래되어 벌래가 생겨난 것을 뜻하는데, 여기에서 ‘무너지다’는 의미가 파생되었다.

‘고(蠱)’는 ‘고(故 : 일)’와 음이 같기 때문에 ‘일’이라는 뜻도 있다. 고괘는 양괘(陽卦)인 간(艮)이 위에 있고 음괘(陰卦)인 손(巽)이 아래에 있으며, 상효(上爻)가 양이고 초효(初爻)가 음으로서 양과 음이 각각 상하에 위치하고 있다.

양기(陽氣)는 위로 올라가고 음기(陰氣)는 아래로 내려가기 때문에 두 기운이 단절되어 교감하지 못함으로 괴란(壞亂 : 무너져 어지러움)하게 된다. 또한 바람(巽)이 불어가다가 산(艮)에 막혀 회오리치면 초목이 어지럽게 흔들리고 꺾인다. 이것이 ‘고(蠱)’라고 명명된 이유이다.

이와 함께 손(巽) 장녀(長女)가 간(艮) 소남(少男) 아래에 와서 유혹하는 상(象)이므로 ‘고(蠱)’는 ‘미혹한다’는 뜻도 갖게 되었다. 그런데 괘사를 보면 “고는 크게 형통하니 큰 내를 건너는 것이 이롭다.

갑(甲)보다 삼일을 먼저하고 갑보다 삼일을 뒤에 한다.”고 하여 ‘크게 형통하다’고 평가한 것은 고괘에 괴란을 극복하는 방도가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해석은 무엇보다도 「단전(彖傳)」에서 “ ‘갑보다 삼일을 먼저하고 갑보다 삼일을 뒤에 한다.’는 것은 ‘종즉유시(終則有始)’가 천도의 운행인 것이다.”고 했듯이 종말은 마지막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의 모태라는 순환적 발전 원리에 근거한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고’라는 파괴는 새로운 창조를 낳는다는 유교의 역사 의식이 성립된다. 이러한 역사 의식을 초육(初六)에서 “아버지의 일을 주간(主幹)하는 것이다.

자식이 있으면 돌아가신 아버지가 허물이 없을 것이니 위태롭게 여겨 삼가서 일을 해야 마침내 길할 것이다.”고 하여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종즉유시’라는 고괘의 논리는 괴란의 상황에 처했을 때 절망하지 않고 이것을 극복하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게 하는 정신적 기반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참고문헌

『설문해자(說文解字)』
『주역전의대전(周易傳義大全)』
『주역절중(周易折中)』
『주역정의(周易正義)』(이정호, 아세아문화사, 1980)
『易經』(領木由次郞, 集英社, 1985)
집필자
최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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