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2.68m. 1988년 전라남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이 불상은 현재 고산사 대웅전에 동남향으로 안치되어 있다. 하체 부분은 거의 땅에 묻혀 있고 상체 부분만 노출되어 있다.
머리는 높은 육계(肉髻 : 부처의 정수리에 있는 뼈가 솟아 저절로 상투 모양이 된 것)에 민머리[素髮]의 이마 선이 뚜렷하다. 살이 쪄 복스러운 얼굴은 타원형에 가깝다. 그리고 가늘게 뜬 실눈, 부은 듯이 도드라지게 표현된 눈두덩, 두툼한 입술 등은 근엄한 불상이라기보다는 어린아이의 천진한 모습을 연상시킨다.
부서진 콧등은 시멘트로 보수하였다. 두 귀는 귓불이 길게 내려와 어깨 위까지 쳐져 있다. 짧은 목에는 삼도(三道)가 굵고 선명하게 표현되어 있다. 목 부분과 턱 사이에는 균열이 있어 시멘트를 발라 놓았다.
어깨는 좁고 가파르며 그 아래로 흘러내린 통견(通肩 : 어깨에 걸침)의 법의(法衣 : 중이 입는 가사나 장삼 따위의 옷) 자락은 주름이 깊게 패여 볼륨 있게 표현되었다. 양손은 옷소매 속에 넣은 채 앞가슴 근처에 대어 마치 배례하는 모습으로 있다. 무덤 앞에 놓인 능묘석(陵墓石)의 손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옷주름은 양어깨에서부터 일률적인 계단식 층 주름으로 새겨졌다. 가슴의 중앙에 희미하게 새겨진 V자 형태의 내의(內衣) 표현은 이 근처에 있는 용화사 약사여래좌상(전라남도 유형문화재, 1974년 지정)에도 보이고 있어 지역적인 특징으로 생각된다.
광배(光背 : 회화나 조각에서 인물의 성스러움을 드러내기 위해서 머리나 등의 뒤에 광명을 표현한 둥근 빛)는 주형 거신광(舟形擧身光)에 두광(頭光 : 부처나 보살의 정수리에서 나오는 빛)과 신광(身光 : 부처나 보살의 몸에서 발하는 빛)이 겹쳐서 나타나고 있다. 두광에는 2줄의 양각선을 표현하였다.
그 안에 16엽의 연꽃을 새겼을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왼쪽의 파손된 부분을 시멘트로 보수하여 현재는 8엽만 보인다. 신광도 역시 2줄의 양각선으로 불신(佛身) 전체를 감싸고 있다. 그러나 왼쪽이 파손되어 시멘트로 보수한 까닭에 정확한 문양을 알 수는 없다.
두광과 신광 주위에는 화염문(火焰文 : 불꽃무늬)이 희미하게 나타나 있다. 불신 아래쪽은 파손되었고, 더욱이 석불을 옮기면서 시멘트를 발라 고정시켜 버렸기 때문에 불상의 형태를 자세히 알 수는 없다. 고려시대의 작품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