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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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소리
현대문학
작품
김동리(金東里)가 지은 단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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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김동리(金東里)가 지은 단편소설.
내용

1966년 10월 『현대문학』 142호에 발표되었고, 1973년 같은 제목으로 간행된 단편집 『까치소리』에 수록되어 있다. 1967년에 이 작품으로 3·1문화상을 수상하였다.

이 작품은 개방적인 액자소설 구조로서, 작품 모두(冒頭)에 1인칭 서사적 자아인 ‘나’가 ‘나의 생명을 물려다오’라는 표제로 된 책의 수기내용을 공개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여러 번 사경을 겪은 봉수(나)가 자해하여 상처를 내면서까지 죽음을 거부하고, ‘추악한 장물’로서의 목숨을 택하게 된 것은 고향의 정순에 대한 사랑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제대하여 돌아와 보니 정순은 상호의 기만에 속아 그의 아내가 되어 있고, 집안에는 천식에 걸린 노모가 회나무에서 까치가 울 때마다 기침을 하며 죽여달라고 한다. 그 때마다 봉수는 야릇하게도 진짜 어머니의 목을 졸라주고 싶은 살의를 느끼곤 한다.

어느 날 상호를 통해 정순을 만난 봉수는 정순에게 상호를 버리고 자기와 결혼하자고 간청한다. 그러나 그럴 수 없다는 정순의 편지를 받게 되자, 자살 충동까지 느끼며 밖으로 뛰어나왔다가 상호의 누이 영숙을 만나게 되고 그녀를 능욕한다. 그 때, 까치소리가 들려오자 봉수는 충동적인 살의를 느끼고, 마침내 영숙을 죽인다.

의의와 평가

이 작품에 제시된 살인행위는 표면적으로는 지극히 우발적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까치소리와 밀접된 노모의 “죽여다오.”라는 발작의 반복에 의해 조건반사가 이루어진 봉수의 의식 내부에는 그것을 계기로 분명히 어떤 형태로든 살의의 강박관념이 내재되었던 것이다. 그의 어머니는 하나님에게는 “살려주오.”라고 하지만, 인간인 봉수에게는 언제나 “죽여다오.”라고 부르짖는다.

구원과 은총은 신의 것이지만 고통과 절망은 언제나 인간의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 작품의 앞 부분에서 묘사되고 있는 서로 다른 두 가지의 회나무는 중요한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중동이 부러진 가지와 거인의 어깨 위에 나부끼는 깃발과 같은 회나무 가지는, 전쟁의 재난에 피해자가 된 봉수와 재난을 피할 뿐 아니라 남의 재난을 역이용하는 상호의 삶을 각각 표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 작품에는 인간적 삶의 근본문제로서 에로스의 모습이 구체화되어 있다. 에로스란 성의 본능적인 기능이기도 하지만 삶의 활력이기도 하다. 봉수의 에로스적 열망의 대상은 바로 정순이다. ‘마련된 죽음’만이 편만하여 있는 그 전장의 생명 파괴력으로부터 봉수가 자해 행위를 해서까지 탈출을 시도한 것은, 전장의 상황에서 마주치는 죽음에 대한 공포 때문만은 아니다.

그것은 정순을 만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많은 갈등과 죄의식을 안고 돌아온 결과는 에로스의 무참한 파괴뿐이었으며, “죽여다오.”라는 어머니의 조건반사를 계기로 살인을 하게 되고, 스스로가 확보해온 생명마저 물러달라고 하게 된 것이다. 요컨대, 전쟁의 재난적 상황에 마주친 인간의 에로스와 죽음의 갈등 및 피해의 삶과 가해의 삶의 양상이 제시된 작품이다.

참고문헌

『우리시대의 작가와 모순의 미학』(신동욱, 개문사, 1982)
『한국문학의 지평』(이재선, 새문사, 1981)
『동리문학연구』(백철 외, 서라벌예술대학, 19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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