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6년 발표지 불명의 미완성 작품으로, 끝부분과 전 6장 중 3장의 대부분이 탈락되어 있다.
이 작품은 구국운동에 몸바친 주인공 한놈의 환상적인 한국사 순례를 그린 것으로, 민족의 참다운 자주독립을 향해 각성해가는 정신의 편력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소설의 서두에서 세개의 소리가 주인공 한놈의 의식 속에 들어와 강렬한 투쟁의식을 고취한다.
천관(天官)과 무궁화꽃과 을지문덕의 소리는 일제에 나라를 빼앗기고 식민지가 된 망국민으로서 해야 할 일을 일깨워주고 있는데, 여기에는 역사를 ‘아(我)와 비아(非我)의 투쟁의 기록’으로 보는 작자의 민족사관이 반영되어 있다.
무궁화가 말한 ‘내’가 ‘아’에 해당되는 것이고, 작자가 이 소설을 쓴 당시의 ‘내’는 개인이나 계급이 아닌, 우리 민족 전체를 가리키기 때문에 우리 민족은 ‘비아’인 일제와 투쟁에서 이기는 것이 지상과제가 된다.
국민들에게 강건한 민족혼과 투쟁의식을 고취시키려는 당시 신채호의 의도가 배어 있는 작품으로, 문체가 생경하고 초보적 구성의 미숙성이 보이나, 강렬한 주제의식이나 장려한 문장은 우리나라 신문학 초기의 역사소설로서 의의가 큰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