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 제364호. 높이 3.27m. 원래 전라남도 나주시 나주읍성의 서문 안에 있었는데, 1929년에 경복궁으로 옮겨졌다가, 경복궁 복원 계획에 따라 현재는 용산으로 옮긴 국립중앙박물관 뜰에 세워져 있다.
석등은 단면이 8각으로, 널찍하고 네모난 바닥돌 위에 서 있다. 8각의 아래받침돌은 윗단과 아랫단으로 구분된다. 아랫단은 옆면에 각 모서리마다 모서리 기둥이 가지런히 새겨져 있고, 각 면에는 가운데 아랫부분에 귀꽃 무늬가 새겨진 안상(眼象)이 오목새김되어 있다. 윗단에는 2장의 꽃잎이 아래로 향한 복련(覆蓮)의 연꽃 무늬 8개가 새겨져 있으며, 그 위로 2단의 받침이 간주(竿柱)를 받치고 있다. 가운데받침돌인 간주는 단면 8각의 기둥으로, 각 면에는 가장자리에 테두리를 둘렀는데, 그 안에는 1줄씩의 명문(銘文)이 오목새김되어 있어 주목을 끈다. 윗받침돌 역시 2단으로 조성되었는데, 밑면에 2단의 굄을 둔 아랫단에는 2장의 꽃잎이 위로 솟아 있는 앙련(仰蓮)의 연꽃무늬 8개가 돋을새김되었지만, 윗단에는 별다른 장식이 없다.
불을 켜 놓은 부분인 8각의 화사석(火舍石)은 파손되었기에 새로 만들어 올려 놓았다. 다만, 이전 것을 따라 4면에는 화창(火窓)을 두었다. 8각의 지붕돌은 여느 석등의 지붕돌과 달리 퍽 장식적인 모습이다. 곧 각 면의 처마 끝에는 마치 장막(帳幕)을 늘어뜨려 놓은 것처럼 세로줄 무늬가 새겨져 있고, 각 모서리의 전각(轉角)은 삼산형(三山形)의 귀꽃으로 장식되었으며, 각각의 귀꽃 사이에도 타래무늬[卷文]와 귀꽃무늬가 조각되었다. 지붕돌 꼭대기에는 하나의 돌로 이루어진 보개(寶蓋)가 놓여 있는데, 상당히 마멸되어 완전하지 못한 상태이다. 다만 약간 남아 있는 무늬를 살펴보면, 대체로 지붕돌과 비슷한 모습이었던 듯하다. 보개 위에는 새로 만들어 올린 보주(寶珠)가 얹혀 있다.
이 석등은 신라 석등의 기본 양식인 단면 8각을 따르고 있다. 하지만 세부 조각은 둔중해 보이고, 특히 지붕돌에는 공예적인 기법이 더해졌다. 가운데받침돌에 새겨져 있는 명문에 따라 1093년(선종 10)에 건립되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