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잡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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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
개념
전라도를 중심으로 한 남도지역에서 전승되는 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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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전라도를 중심으로 한 남도지역에서 전승되는 잡가.
내용

남도입창(南道立唱)이라고도 하며, <보렴 報念>·<화초사거리 花草四巨里> 외에도 <육자배기>·<자진육자배기>·<흥타령>·<개구리타령>·<새타령>·<성주풀이> 등을 치지만, <육자배기> 이하는 민요에 넣기도 한다.

남도는 판소리의 고장으로 판소리 명창들이 수없이 나왔으며 잡가도 불렀다. 고종 때 전라남도 옥과(玉果)에서 풍류하던 율객(律客) 신방초(申芳草)가 나와서 <화초사거리>를 만들자, 그 멋들어진 가락에 많은 소리꾼들이 나오게 되었다.

한말에는 장판개(張判介)·조진영(趙進榮)·김정문(金正文) 등이 남도잡가의 명창으로 이름을 날렸다. 이들은 원각사·광무대 등을 중심으로 <보렴>·<화초사거리>·<남도산타령>·<새타령>·<성주풀이> 등 남도잡가를 하였다.

1920년대에는 김정문·조상선(趙相鮮)·한독득(韓獨得)·강남중(姜南中)·송기덕(宋基德)·신옥란(申玉蘭)·신정옥(申貞玉)·신연옥(申蓮玉)·김금화(金錦花) 등이 남도잡가의 대가로 이름이 났고, 김추월(金秋月)·신금홍(申錦紅)·김녹주(金綠珠)·이화중선(李花中仙) 같은 판소리 명창들도 잡가를 잘 불렀다.

1930년대부터 광복 전까지 협률사(協律社)·창극단(唱劇團)·연예단(演藝團) 등을 중심으로 많은 창극과 잡가가 연주되었는데, 앞의 명창들 외에도 엄준옥(嚴俊玉)·김점용(金點用)·권득진(權得鎭)·조요실(趙要實)·성원목(成元睦)·신마산포(申馬山浦) 등이 활약하였다. 이들 외에도 당시 함께 활동하던 여류 명창의 대부분이 잡가를 잘했다.

광복 후 현재까지는 판소리 창자들이 대개 남도잡가를 겸해서 부르고 있어 잡가나 민요의 명창이 따로 독립해 있지는 않다.

그러나 대개 오정숙(吳貞淑)·신유경·김효순·성우향(成又香)·성창순(成昌順)·신영희(申英姬)·강정자(姜貞子)·김동애(金洞愛)·안숙선(安淑善)·김영자(金英子)·윤소인(尹昭仁)·김경숙(金京淑)·전정민(全貞敏) 등이 그 대를 이어오고 있다.

남도잡가는 모두가 입창(선소리)에 해당하나 소고를 친다든가 장구를 직접 치면서 부르지는 않고 반주자가 따로 있다. 발성법이나 시김새(표현기법)는 판소리와 비슷하여 목을 눌러 내는 발성법을 사용한다.

시김새는 대개 계면조로 일관하며 시나위청에 가깝다. 판소리는 특정한 이야기 줄거리가 있어서 이야기의 진행에 따라 많은 표현력이 필요하지만, 잡가나 민요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대개 평계면성(平界面聲) 내지는 시나위청으로 흥겹게 소리한다. ‘떠는 목’, ‘평(平)으로 내는 목’, ‘꺾는 목’의 독특한 목 구성을 가지고 있어 쉽게 판별할 수 있다.

떠는 목과 평으로 내는 목 사이의 음정은 완전4도이고, 평으로 내는 목과 꺾는 목 사이는 장2도에 가깝다. 특히 꺾는 목은 그 음보다 약 반음(半音, 즉 단2도) 위에서부터 꺾어 흘러내리는데, 꺾는다는 말은 먼저 전타음(前打音)을 강하게 내야 하므로 듣는 이가 목소리를 꺾는 듯한 인상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장단은 중모리·중중모리·자진모리 등을 많이 사용하는데, 대개 처음은 느린 중모리로 시작하다가 차츰 빨라져서 중중모리(또는 굿거리)를 거쳐 자진모리로 끝나게 된다.

(1) 보렴

“상래소수공덕해(上來所修功德海)요 회향삼처실원만(回向三處實圓滿)을 봉위주상전하수만세(奉位主上殿下壽萬歲)요 왕비전하수제년(王妃殿下壽齊年)을…….”로 시작한다. 예전에 사당패가 입창을 부를 때면 우선 처음에 불가어(佛家語)로 된 판염불을 불러 벽사(辟邪)나 축원(祝願)을 한 뒤 놀량을 하는 것인데, 현재 경기나 서도의 산타령(山打令, 즉 立唱)에서는 이 판염불 부분이 빠지고 바로 놀량 부분부터 시작한다.

불가어로 시작하는 이 보렴은 그 판염불 부분이 따로 떨어져 나가서 하나의 독립된 곡을 이룬 것으로 짐작된다.

보렴은 처음 중모리로 시작하다가 굿거리(또는 중중모리)를 거쳐 자진모리로 변한다.

음계는 완전히 남도 시나위조인 평계면으로 되어 있지만 구(句)의 끝을 위로 뻗쳐서 끝내는 점 등은 입창의 특징(즉, 사당패 소리의 특징)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는 좋은 증거이다. 매우 씩씩한 느낌을 준다.

(2) 화초사거리

“산천초목(山川草木)이 송닢에 헌데 구경 헤허허 어기얼사 네로구나 얼시구나 이기히 얼시구나 절시구나 말들어 보아라…….”로 시작한다.

사설이 처음에 경기놀량과 마찬가지로 ‘산천초목이’로 시작하여 별 의미 없는 입타령으로 된 긴 염불 부분과 후반부인 화초염불(花草念佛) 부분에 이르러 화초들의 이름을 약간 들다가 마는 대목이 더 첨가되어 있는 것이 특징일 뿐, 그 밖의 사설은 경기나 서도놀량처럼 별 의미 없는 소리로 되어 있다.

장단은 보렴에서처럼 처음에 중모리장단으로 소리하다가 거의 끝부분에 이르러 굿거리 또는 중중모리장단으로 변한다. 가락의 진행은 계면조라기보다는 경기놀량에 더 가깝다. 그러나 굿거리 부분 이하는 완전히 남도 계면조로 변하며 씩씩한 맛을 준다.

(3) 육자배기

“아라리요 구나 에― 내 정(情)은 청산이요 임의 정은 녹수(綠水)로구나. 녹수야 흐르건만 청산이야 변헐소냐. 아마도 녹수가 청산을 못잊어 휘휘 감돌아 들구나. 에―…….”로 시작한다. 전라도 소리의 대표격인 육자배기는 드물게 진양조로 시작한다. 자진 육자배기에서는 세마치로 친다.

육자배기는 잡가로도 분류되지만 민요에 넣기도 한다. 그 이유는 처음에는 민요였지만 뒤에 잡가 소리꾼들이 즐겨 불렀기 때문이다. 합창으로 받는 소리(후렴구)가 독창으로 메기는 소리에 비하여 매우 짧다.

육자배기의 ‘육자’란 여섯 글자를 의미하는 것으로 ‘나무아미타불’을 한 장단에 넣어 불렀기 때문이라는 말이 전하나 믿을 수 없다.

(4) 새타령

“삼월 삼짇날 연자(鷰子) 날아들고, 호접(蝴蝶)은 편편(翩翩) 송림(松林) 나뭇가지 꽃이 피었다. 춘풍은 떨쳐 먼 산은 암암, 근산은 층층 기암은 첩첩 태산이 울며 천리 시내는 천산으로 돌아가고…….”로 시작한다.

장단은 중중모리이다. 처음에는 마치 주워섬기듯 부르다가 ‘새가 날아든다’에서부터 원래 새타령으로 넘어간다. 통절형식(通節形式)으로 되어 있으나 대개 두 장단이 한 마디[句]를 이룬다. 여러 새소리를 흉내내는 것이 들을 만하다.

원래 새타령은 판소리 <심청가> 가운데 ‘심봉사가 황성 찾아가는 대목’과 <적벽가> 가운데 ‘조조가 적벽강에서 대패하여 도망가는 대목’에서도 나온다. 그러나 잡가의 새타령은 판소리의 그것과는 약간 취향이 다르다. → 잡가

참고문헌

『국악개요』(장사훈, 정연사, 1961)
『가요집성』(이창배, 청구고전성악학원, 1965)
『십이잡가』(한만영, 복사본, 1967)
『국악개론』(장사훈·한만영, 한국국악학회, 1975)
『한국가창대계』(이창배, 홍인문화사, 1975)
『한국전통음악대전집』(문화재보호협회, 1975)
『잡가』(한국국악학회, 1983)
집필자
한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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