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담(神異譚) 중 변신담(變身譚)에 속한다. 지금은 전하지 않는 『수이전(殊異傳)』에 수록되어 있었다고 하며, 조선 선조 때 권문해(權文海)가 엮은 『대동운부군옥(大同韻府群玉)』에 실려 있다.
신라 때 한 노인이 김유신의 집에 오자 김유신이 안으로 데리고 와서 자리를 펴 놓고 “옛날같이 변신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노인은 범이 되었다가 다시 닭이 되고 매로 변하더니, 나중에는 개가 되어 밖으로 나갔다는 내용이다.
이 설화의 특징인 다양한 변신술은 고구려의 「동명왕 신화」나 가락국의 「김수로왕 신화」에도 나타난다. 「동명왕 신화」에서는 해모수(解慕漱)가 하백(河伯)의 딸 유화(柳花)를 차지하기 위하여 하백과 변신으로 대결해서 이긴다. 「김수로왕 신화」에서는 김수로왕( 수로왕)이 석탈해(昔脫解)와 왕위를 놓고 변신으로 다투어 이겨 왕위를 유지한다.
이와 같은 능력 대결은 서로의 경쟁에서 승리해야 지배자로 군림할 수 있었던 부족국가 시대의 실상이 신화적으로 나타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설화도 그와 같은 주술적인 능력 시험이 나타난 것으로 보이는데, 다만 대결이 아니라 노인의 일방적인 행위로 끝나고 있어 위와 같은 신화들과는 면모를 조금 달리하고 있다.
그러나 삼국 시대의 용장으로 많은 비범한 행적을 남긴 김유신이었던 만큼, 그 앞에서의 변신술의 연출은 한편으로 김유신과의 대결의 양상을 띤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한편, 이름도 없는 노인이 예전에는 탁월한 지배자가 지녔던 도술적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이름 없는 백성이 지니고 있는 잠재적 가능성도 암시한다고 볼 수 있다.
이 이야기들은 해모수와 하백의 대결(「동명왕 신화」)에서 김수로왕과 석탈해의 대결(「김수로왕 신화」), 그리고 「노옹화구설화」의 순서로 진행되면서 신화적 면모가 약화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