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화요탑 설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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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을 사모하다가 죽어서 화귀(火鬼)가 된 지귀(志鬼)의 사랑을 그린 설화.
이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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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과지귀설화
• 본 항목의 내용은 해당 분야 전문가의 추천을 통해 선정된 집필자의 학술적 견해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공식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내용 요약

심화요탑 설화는 선덕여왕을 사모하다가 죽어서 화귀가 된 지귀의 사랑을 그린 설화이다. 처음에 『수이전』에 수록되었으나 이 책이 소실됨에 따라 『대동운부군옥』에만 전한다. 선덕여왕을 사랑한 지귀가 사모의 정이 불타올라 화귀로 변해 절 탑을 휘감는다는 내용이다. 여왕은 술사에게 주문의 글을 짓게 했고 당시 풍속에 이 글을 붙여 화재를 막았다고 한다. 이 이야기의 근원은 불전설화에 두고 있다. 이것이 선덕여왕이라는 실제 인물과 결부되고 다시 민간풍속에 연결되어 설화로 토착하였다. 이 설화는 국내에서 같은 유형이 없는 독특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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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선덕여왕을 사모하다가 죽어서 화귀(火鬼)가 된 지귀(志鬼)의 사랑을 그린 설화.
내용

신이담(神異譚)에 속한다. 처음에는 『수이전(殊異傳)』에 수록되었으나, 『수이전』이 소실됨에 따라 권문해(權文海)『대동운부군옥』 권20에만 전하고 있다. 또, 『삼국유사』 권4 이혜동진(二惠同塵)조에도 관련 설화가 일부 보이는데 단순한 영묘사(靈廟寺) 화재 사건에 관련된 기사에만 그치고 있어 설화의 전모는 알 수 없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신라시대에 지귀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선덕여왕의 아름다움을 사모하여 고민한 나머지 몸이 점점 여위어 갔다.

하루는 여왕이 절에 불공을 드리러 갔다가 그 이야기를 듣고 지귀를 불렀다. 지귀는 절간 탑 밑에서 여왕을 기다리다가 잠이 들었다. 여왕이 돌아가는 길에 그에게 다가가서 자신의 팔찌를 빼어 놓고 왕궁으로 돌아갔다.

그 뒤에 깨어난 지귀는 팔찌를 발견하고 자신이 잠든 사이에 여왕이 다녀갔음을 알고 사모의 정이 더욱 불타올라 마침내 화귀로 변해 버렸다. 설화가 끝나는 부분에 왕이 술사(術士)에게 명하여 주사(呪詞)를 짓게 하였는데, 주사의 내용은 “지귀가 마음에 불이 나 몸을 태우고 화신이 되었네. 멀리 바다 밖에 내쫓아 가까이하지 않으리.”였다.

그 당시 풍속에 이 주사를 문벽에 붙여 화재를 막았다는 설명이 덧붙여 있다. 이 설화의 배경이 신라이고 선덕여왕이라는 실제 인물이 나온다는 점에서 다분히 풍토화되어 있으나 그 근원은 불전설화에 두고 있다.

즉, 용수(龍樹)의 『대지도론(大智度論)』 권14와 중국의 불교설화집인 석도세(釋道世)의 『법원주림(法苑珠林)』 권21에 실려 있는 「술파가설화(術波伽說話)」가 그것이다. 그 내용은, 어부 술파가가 왕녀의 미모에 반해 식음을 전폐하자 왕녀가 만나자고 한다.

천사(天祠)에서 왕녀를 기다리던 술파가가 잠이 들었는데 왕녀는 그에게 목걸이를 빼어 놓고 간다. 잠이 깨어 그 사실을 안 술파가는 몸에서 불이 나 타 죽고 만다는 것이다.

「술파가설화」는 다양한 사건, 긴 분량, 술파가 어머니와 왕녀 아버지의 등장, 천신의 구실 등 「심화요탑설화」보다 풍부한 내용과 합리적인 사건 진행을 보여 주고 있다. 이는 『대동운부군옥』이 백과사전적 문헌이기 때문에 수록하는 과정에서 기본적인 줄거리만 간추렸고, 『수이전』에 수록되었을 본래의 설화는 훨씬 더 부연된 내용이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수록 문헌의 성립 연대로 보아 「심화요탑설화」는 「술파가설화」의 영향으로 이루어진 듯하다. 「술파가설화」가 수록되어 있는 『대지도론』이 이미 신라에 수입되어 경흥(憬興)과 대현(大賢)의 저서에 인용되고 있으므로 불경의 대중화 과정에서 「술파가설화」가 민간에 유출되어 구전되었고, 그 동안에 신라적 배경과 내용, 인물로 변개되어 「심화요탑설화」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것이 『수이전』에 문헌설화로 수록되게 된 것이다.

두 설화는 이처럼 선후 영향 관계를 맺고 있지만 설화적 주지(主旨)의 수용에 입장을 달리하고 있다. 근원설화가 되는 「술파가설화」는 여자가 이성적 판단을 못 하고 감정에 휘말려 음심(淫心)에 빠지는 것을 종교적 입장에서 경계하는 내용이다.

그러기에 왕녀와 술파가와의 만남에 있어 천신이 술파가를 잠들게 함으로써 불가능하게 한 것이다. 「심화요탑설화」의 경우도 설화적 귀결은 그렇게 되어 있으나 종교적 의취가 탈색되면서 실제의 현실과 역사적 사실에 결부되어 다분히 풍토화되어 있다.

설화적 내용에서 선덕여왕의 미모와 신라 남성들의 자유분방한 애정 표현, 그리고 실제로 선덕여왕이 행차하던 영묘사와 그 절의 화재 사건은 역사적 사실과 일치된다. 또 설화의 끝 부분에 부가된 민속적 기사도 사실과 부합된다.

지귀가 타 죽어 화신(火神)이 되고 주사를 지어 문 벽에 붙임으로써 화재를 막았다는 것은 화신의 유래를 말하는 민속적 신앙의 표현이며, 주사주문(呪文) · 주부(呪符) 등과 함께 민간 신앙의 중요한 요소이다. 이러한 점에서 이 설화를 연기설화(緣起說話) · 영험설화(靈驗說話)로 보기도 한다.

이 설화는 국내에서 유화(類話)가 없는 독특한 것으로 종교적인 불교설화가 신라 시대에 토착화하면서 당시의 역사적 사실과 결부되고, 이것이 다시 민간신앙에 연결되면서 민간설화로 토착된 것이다.

참고문헌

『삼국유사(三國遺事)』
『대동운부군옥(大東韻府群玉)』
『대지도론(大智度論)』
『법원주림(法苑珠林)』
「지귀설화소고」(황패강, 『신라불교설화연구』, 일지사, 1975)
「심화요탑설화고」(인권환, 『국어국문학』41, 국어국문학회, 1968)
「신라수이전소고」(최강현, 『국어국문학』25·26, 국어국문학회, 1962·1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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