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본. 작자의 『잡기(雜記)』 속에 실려 있다. 원문에는 제목이 적혀 있지 않으나 가사 중에 “농서별곡 들어보소.”라는 말이 있어 그것을 제목으로 삼은 것이다.
작자는, 그 장인 김도명(金圖溟)이 여러 역의 찰방을 지낼 때 20여 세로 그 장인을 따라다니며 외지에서 오래 머물렀다 하므로 그 때 이 가사 후반의 내용과 같은 일을 자신이 실제 겪었는지, 또는 남의 작품을 베낀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으나 본인의 인품과 생애로 보아 그의 작품일 가능성이 짙다.
농서는 황해도 서흥군의 딴 이름이고, 또 가사에 나오는 용천(龍泉)도 서흥군의 치소(治所)에서 22리 떨어진 역이 있던 곳으로 경치가 좋기로 유명하였다. 율조는 3·4, 4·4조가 두루 쓰였고, 길이는 4음보를 1구로 잡아 총 187구다.
내용은 농서의 지세와 경개로부터 시작하여 농서의 관기로 짐작되는 기생들의 이름 뒤풀이이고, 후반은 작자가 전신 기생의 양녀로부터 화류객의 꾀임과 그에 동조하는 양모의 유혹에 시달린다는 말을 듣고 그 인물과 재질이 범연하지 않음에 끌려 인연을 맺은 뒤 사랑이 깊었는데, 그 일이 부모에게 알려져 부모의 명에 따라 고향에 내려와서는 다시 만날 수 없었던 쓰라린 실연담이다.
압축된 표현과 유창한 문장이 흥미를 끈다. 전북특별자치도 익산시 팔봉면 임상리 권응로(權應老)가 소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