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비로자나경공양차제법소(大毘盧遮那經供養次第法疏)』의 저자는 남북국시대 통일신라의 승려 불가사의(不可思議)이다. 그의 행적에 관해서는 알려져 있지 않다.
『대비로자나경공양차제법소』는 2권 1책으로 구성되어 있고, 『대일본교정대장경여질(大日本校訂大藏經餘帙)』 제8책 및 『속장경(續藏經)』 제37투(套) 제2책에 수록되어 있다.
『대비로자나경공양차제법소』는 본불생(本不生)의 이치[理]를 깨달게 하는 아자관(阿字觀)과 태장계만다라(胎藏界曼茶羅)의 여러 존격(尊格)에 대한 의식과 공양을 수행하는 수행 절차를 설명한 책이다. 대의를 서술하는 부분(述大意), 경의 유래를 밝힌 부분(說來由), 제목을 해설한 부분(釋題目), 본문의 해설(隨文解釋) 등 네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의를 서술한 부분에서는 '지극한 도리는 말로 설명하는 것을 넘어선 것이며, 그 상징이 ‘아(阿)’자'임을 밝히고 있다.
경의 유래에서는 '왕위를 계승하는 대신 모두 출가(出家)를 고집한 중천축국(中天竺國)의 네 왕자가 문수사리(文殊師利) 등 보살의 화현(化現)이며, 이 경은 그들을 위하여 설법한 것'이라 설명하고 있다.
제목을 해설한 부분에서는 부처님의 대각(大覺)을 법신(法身)이라 정의하고, 법신불인 비로자나 부처가 모든 중생의 귀의처라고 설명하고 있다.
본문을 해석한 부분은 경을 서(序), 정설(正說), 유통(流通)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또한 경의 순서를 따라 서에 「진언행학처품(眞言行學處品)」을, 정설에 「증익수호청정행품(增益守護淸淨行品)」 · 「공양의식품(供養儀式品)」 · 「지송법칙품(持誦法則品)」을, 유통에 「진언사업품(眞言事業品)」을 배치하였다. 각 품을 해석하는 부분에서도 품의 제목을 해설하고(釋名), 말한 의도를 밝힌 후(來意), 핵심적인 의의를 해설하고(宗趣), 구체적인 문장을 해설하는 방식(攝文)으로 설명한다.
『대비로자나경공양차제법소』는 수행자가 직접 실천하는 신앙 행위를 상세하게 설명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특히 사명부정행(邪命不淨行)은 수행자에게 큰 병이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릇된 생활 태도를 의미하는 사명(邪命)을 교이(矯異) · 자친(自親) · 격동(激動) · 억양(抑揚) · 인리구리(因利求利) 다섯 가지로 분류한 후, 각각의 잘못된 부분을 근거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한편, 『대일경』 7권에서 나오는 진언을 자세하게 설명하였다. ‘마하로슬노(摩訶盧瑟拏)’ 등 여섯 가지 진언은 내면적인 갈등이나 외부와의 불협화음으로 빚어지는 장애(外障)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으로 제시된다. 또한 ‘삼매야진언(三昧耶眞言)’은 가장 궁극적인 진언이기 때문에, 마음을 고요히 하여 진리의 실상을 관찰하는 지관(止觀)의 수행이 수행자의 근본이 되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왜 진언이 필요한가?’ 에 대한 설명을 문답의 형식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마음의 평화가 외부의 방해를 없앨 수 있는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이기 때문에, 이를 위해 진언을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책의 저자인 승려 불가사의(不可思議)에 관해서는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 신라 밀교의 사상적 경향과 특징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대비로자나경공양차제법소』는 신라시대 밀교 연구를 위한 귀중한 자료이다. 또한 이후 일본으로 전래되어 일본 승려들에 의해 주석서가 편찬되었다는 점에서 밀교 사상사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