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大安)은 신라의 삼국 통일기 원효와 함께 활동하던 고승이다. 원효를 비롯하여 혜공, 혜숙 등과 대안은 서민 중심의 포교활동을 펼쳤는데, 특히 대안은 괴상한 옷을 입고 늘 저잣거리에서 살았다고 전한다. 그는 평소에 구리로 만든 밥그릇을 두드리며 ‘대안’, 즉 ‘크게 편안하라’라고 외치고 다녔는데, 이로 인해 그의 이름은 ‘대안’으로 불렸다. 그가 ‘대안’이라 외치고 다닌 것은 오랜 전란으로 심신이 지친 백성들에게 심리적으로 평안함을 주려는 방편이었다.
그의 행적은 『금강삼매경론』 찬술과 관련하여 발견할 수 있다. 신라의 국왕은 대안에게 품목이 뒤섞인 이 경전의 내용을 정리해 달라며 궁궐로 초청하였다. 하지만 그는 궁궐로 들어가지 않고 사자(使者)로 하여금 뒤섞인 경전을 저잣거리로 가져오게 하였다. 대안은 이 경전을 바닥에 놓고 순서를 맞추어 총 8품으로 편집하였다. 이로 인해 그는 『금강삼매경(金剛三昧經)』의 편집자로도 알려지게 되었다. 편집을 마친 대안은 이 경전의 강론은 원효만이 할 수 있다며 그를 추천하였다. 이에 원효는 이 경전의 첫 주석서인 『금강삼매경소(金剛三昧經疏)』 5권을 지었다. 전하는 말에는 원효를 싫어하는 누군가가 사람을 시켜 이 주석서를 가져갔다고 한다. 원효는 사라진 주석서를 대신해 다시 『금강삼매경소』 3권을 지었다. 원효가 지은 두 주석서 중 전자를 대소(大疏)라고 하고, 후자를 약소(略疏)라고 한다. 현재는 후자인 약소만이 전한다. 인도에서 중국으로 건너온 번역승들은 이 저작을 보고 이것은 보살이 지은 것이라고 격찬하며 『금강삼매경론』을 높이 칭송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