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 유생들은 매일 아침 · 저녁 식당에 들어갈 때 출석부인 도기(到記)에 서명하여 출석 여부를 확인하고 출석일수에 따라 원점(圓點)을 취득하였다. 조정에서는 성균관 유생들의 학업을 장려하기 위하여 다양한 방식으로 시험을 시행하였는데, 그중에는 왕명으로 도기를 점검하고 도기에 이름을 올린 유생, 곧 그날의 도기유생(到記儒生)을 대상으로 시험을 시행하는 경우도 있었다.
성균관의 도기를 점검하고 시험을 시행한 사례는 16세기 전반 중종 대부터 계속 확인된다. 그러나 도기과라는 용어는 1742년(영조 18) 즈음부터 등장한다. 이 해에 성균관 유생들의 거재(居齋) 수학을 장려하기 위하여 성균관의 절일제와 황감제는 일정 점수 이상의 원점을 취득한 경우에만 응시할 수 있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였다.
이때 원점으로 응시 자격을 부여하는 시험을 ‘원점과(圓點科)’라고 부르게 되었다. 이에 짝을 이루어 왕명으로 그날의 도기를 점검하고 도기유생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시험을 ‘도기과(到記科)’라고 부르게 되었다. 원점과와 도기과의 우등자에게는 문과 급제에 해당하는 직부전시 또는 문과 초시 합격에 해당하는 직부회시 등의 특전이 주어졌다. 1432년(세종 14)에 시작된 이러한 특전은 직부법(直赴法)으로 제도화되었다.
도기과는 불시에 도기를 점검하고 시험을 시행하여 유생들이 상시적으로 거재하게 한다는 취지로 시행되었다. 따라서 시험도 불규칙하게 시행되었다. 하지만 정조는 즉위 후에 매년 봄 · 가을에 춘도기(春到記)와 추도기(秋到記)를 시행하도록 제도화하였다. 춘도기와 추도기 때는 강경과 제술을 각각 시험하고 우등자에게는 직부전시 등의 특전을 베풀었다. 춘추도기는 과거제가 폐지되는 1894년(고종 31)까지 시행되었다.
이 외에 불시에 왕명에 따라 도기유생이나 원점유생을 대상으로 특별시험을 시행하는 경우도 있었다. 도기과는 원점과와 더불어 유생들의 성균관 수학을 장려하기 위하여 시행한 대표적인 시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