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전」은 작자 · 연대 미상의 고전소설이다. 도술에 능한 김 주부의 딸 매화가 간신들의 화를 피해 남장한 채 버려진 뒤, 남자 주인공인 양유와 우여곡절 끝에 인연을 맺고 아버지로 인해 가족들과 함께 임진왜란의 화를 피할 수 있었다는 내용을 담은 애정소설이다.
1권 1책. 한글 필사본(筆寫本). 「매화양유전」 또는 「유화양매록」이라고도 한다. 필사본으로 김동욱(金東旭) 소장본(所藏本)과 정병욱(鄭炳昱) 소장본, 박순호(朴順浩) 소장본 9종, 강전섭(姜銓燮) 소장본 2종이 있으며, 고려대학교와 단국대학교 도서관과 한국학중앙연구원 및 순천시립뿌리깊은나무 박물관 등에도 소장되어 있다. 또한 서울대학교 도서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활자본(活字本)은 「설중매화」(1925년)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다.
이 작품은 국내를 지리적 배경으로 삼고 있으며 도사(道士)의 도술(道術) 내용을 중심으로 부모로부터의 버림, 계모(繼母)의 모함,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과 만남 등 여러 모티프가 결합한 복합 설화(說話)로 구성되어 있어 도술소설(道術小說)로서의 성격을 보이기도 한다. 또한 일반적인 문장 표현과 함께 새타령, 몸치장, 방치레, 술상치레, 자탄가(自歎歌), 산천경개(山川景槪) 등 판소리 사설(辭說)의 문체(文體)를 함께 지니고 있다.
이에 따라, 송만재(宋晩載)의 관우희(觀優戱)의 「매화타령」과 통하는 판소리계 소설로 이해되기도 했다. 그러나 「매화타령」이 발견된 점을 고려할 때, 이 작품은 판소리계 소설의 문체의 영향을 받은 작품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작품의 주제는 고난 속에서도 하늘이 정한 배필(配匹)을 찾아 행복한 삶을 누린다는 것이다.
경기도 장단에 김 주부라는 도술이 능한 선비가 매화라는 무남독녀(無男獨女)를 두고 살고 있었다. 조정(朝廷)의 간신들이 김 주부를 해치려 하자, 김 주부는 딸 매화를 남장시켜 길에 버리고 아내와 함께 구월산(九月山)으로 피한다. 이후 매화는 조 병사의 집에서 살면서 그의 아들인 양유와 함께 학당에서 공부하며 성장한다. 양유는 매화의 용모(容貌)를 보고 연정(戀情)을 느껴왔는데, 하루는 매화가 양유에게 자신의 사연을 털어놓고 부모의 승낙을 받은 뒤 혼인을 약속하자고 한다.
어느 날 관상(觀相)을 보는 사람이 와서 양유가 귀하게 될 상이지만 호랑이에게 잡혀 죽을 위험이 있다며, 매화와 양유를 혼인시켜야 한다는 편지를 남겨 놓는다. 이를 계기로 매화의 신분을 알게 된 조 병사는 매화를 내당(內堂)에 머물게 한다.
조 병사의 부인은 양유의 계모로서 성품이 악하여, 매화를 자기 동생과 혼인시키고자 동생을 시켜 장단의 주민을 매수(買收)하여 매화의 아버지가 나쁜 인물이라고 소문을 낸다. 조 병사는 장단에 가서 김 주부에 대한 악평을 듣고는 매화를 천한 사람의 자식이라며 박대(薄待)한다. 매화가 계모의 강제 혼인을 거절하자 조 병사는 매화를 내쫓는다. 양유는 쫓겨가는 매화와 눈물로 이별한다.
이후 계모의 하수인에 의해 납치될 처지에 이른 매화는 물에 스스로 몸을 던졌으나, 아버지 김 주부가 도술로 매화를 구출한다. 매화는 구월산에 있는 어머니와 상봉(相逢)한다. 혼인 전날, 신랑 양유가 호랑이에 물려 구월산에 와서 혼례를 치르고 보니 신부가 매화였다. 도사로 변한 김 주부가 조 병사에게 구월산에 아들인 양유가 있음을 알려주자, 조 병사는 그곳으로 가 양유를 만난다. 조 병사와 양유, 매화는 김 주부의 예언으로 그곳에서 임진왜란의 화를 면할 수 있었다. 이후 김 주부는 신선(神仙)이 되고, 조 병사와 양유, 매화는 전쟁 후에 고향에 돌아가 행복하게 산다.
남녀 주인공들의 혼사(婚事) 실현을 주요 내용으로 삼으면서, 도술을 통한 권선징악(勸善懲惡)의 의미를 강하게 깔고 있다. 그러나 악인형 계모에 대한 징계(懲戒)가 없다는 점에서 권선적 경향이 지배적인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창작 시기는 구체적으로 지적할 수 없으나, 임진왜란이 소재로 등장하고 있으므로 조선 후기의 작품임이 분명하다.
「매화전」은 애정소설 및 도술소설의 요소 외에도, 양유의 계모가 매화와 양유의 혼사를 방해하는 인물로 설정되어 있어서 계모형 가정소설(家庭小說)의 요소 또한 지니고 있다. 또한 임진왜란이라는 역사적 사실이 끼어들어 역사군담소설(歷史軍談小說)의 요소도 보이며, 일명 ‘ 연명설화(延命說話)’라 할 수 있는 설화적 흔적도 찾아볼 수 있어 상당히 복합적인 성격을 보인다. 그러나 다면적(多面的) 서사 전개 속에서도 주제적 측면에서 매화와 양유의 애정과 관련한 시련과 두 사람의 애정 성취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애정소설로서의 성격이 짙다고 할 수 있다.
더불어 「매화전」은 김 주부가 확대된 원조자(援助者)의 역할을 하면서 도선(道仙)의 면모를 띤 신비주의(神祕主義)에 근거한 비현실적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환상성(幻想性)을 제고(提高)한다. 이러한 창작 의식은 이 작품이 다양한 독자층을 겨냥한 상업적 목적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