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명설화 ()

구비문학
개념
단명할 운을 타고난 인물이 모종의 방책으로 수명을 연장하는 이야기.
내용 요약

「연명설화」는 단명할 운을 타고난 인물이 모종의 방책으로 수명을 연장하는 이야기이다. 단명할 수명을 늘리기 위해 정성을 드리거나, 집을 떠나 모험하거나, 이인의 도움으로 액을 면하기도 한다. 주인공은 이를 통해 예견된 죽음을 극복할 뿐만 아니라, 여인을 만나 혼인하거나 부귀를 얻어 행복한 삶을 영위하게 된다.

키워드
정의
단명할 운을 타고난 인물이 모종의 방책으로 수명을 연장하는 이야기.
개설

「연명설화」는 단명할 운을 타고난 인물이 모종의 방책으로 수명을 연장하는 이야기이다. 주인공은 예견된 죽음을 극복할 뿐만 아니라 여인을 만나 혼인하거나 부귀를 얻어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도 한다. 단명할 수명을 늘리는 방책에 따라 첫째, 정성을 드리는 경우. 둘째, 집을 떠나 운명을 벗어나는 경우. 셋째, 이인(異人)의 도움으로 액을 면하는 경우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야담(野談)이나 구비(口碑)로 다수 전승되고 있다.

내용

정성을 드리는 유형으로는 치성(致誠)을 드리거나 착한 일을 하는 것 등을 들 수 있다. 단명할 운명을 타고난 사람이 자신의 수명을 예지해 준 사람을 만나자, 그에게 연명의 방책을 알려 주길 청한다. 그 방책이란 초월적인 존재에게 치성을 드리거나 간절히 애원하는 것, 혹은 사람들에게 덕을 베푸는 것이다. 주5도 저승사자를 대접하여 삼십(三十)을 삼천(三千)으로 고쳐 삼천갑자를 살게 되었다는 것이다.

송고봉(또는 율곡)과 같은 이인이 외손자를 미워했는데, 그 이유를 알고 보니 단명할 팔자(八字)였기 때문이었다. 딸이 이에 대한 방책을 구하자, 깊은 산중에 정성껏 상을 차리고 지나는 사람에게 대접하라는 방책을 듣는다. 그 딸이 차린 상을 받은 이들은 저승사자였다. 저승사자는 이것이 송고봉의 재주임을 알았지만, 자신들이 대접받았기에 외손자의 수명을 구(九)에서 구십(九十)으로 고쳐주고 부귀하게 만들어 준다.

수명 연장을 위해 저승사자를 대접하는 경우 외에도, 남산에서 바둑을 두는 노인 혹은 새벽에 섶을 파는 노인에게 간절히 애원하기도 한다. 또한 수명 연장은 수명이 적힌 책의 숫자를 고치거나, 방책을 알려준 인물의 수명을 단명자(短命者)에게 덜어주거나, 단명자와 이름이 비슷한 사람이나 동물을 대신 잡아가며 가능해진다.

『기문총화』에 나오는 「홍계관 설화」에서는 주운 물건을 찾아 주어 수명을 연장한 인물이 나온다. 「율곡과 나도밤나무」에서 부모는 자식의 호환을 방지하기 위해 밤나무 1000그루를 심어 생명을 돌보는 일을 한다. 이처럼 죽을 운명이지만, 우연히 보물을 주워 잃어버린 주인에게 돌려주거나 가난한 사람을 돕거나 장례를 치러 주는 등 착한 일을 하여 자신의 수명을 연장하는 이야기가 있다.

집을 떠나 운명을 벗어나는 유형으로는 고행(苦行)이나 혼인 등을 들 수 있다. 단명할 운명을 예지해 준 사람이 단명을 막을 방책으로 단명자에게 집을 떠나게 하는데, 집을 떠난 소년이 여러 위기를 극복하고 훌륭한 여인과 혼인한다는 구조로 발전하기도 한다. 「삼정승 딸 얻은 단명소년」은 단명운을 가진 소년에게 대사가 삼정승 딸과 동침(同寢)하라고 수명 연장 방책을 알려 준다. 소년은 집을 떠나 유랑하다가 팥죽 장수 노파의 집에 머물렀고, 노파의 도움으로 삼정승 딸들을 만나 그녀들의 도움으로 호환을 물리치고 장원 급제한 후 사위로 인정받아 세 부인과 행복하게 살게 된다.

이인의 도움으로 액을 면하는 유형으로는 경(經)을 읽거나 방비책을 쓰는 것을 들 수 있다. 호랑이나 저승사자를 이인의 도움으로 막는 경우가 있는데, 예정된 시간을 넘기면 단명자가 생명을 유지하게 된다. 이인의 제자가 호랑이에게 잡아먹힐 위기에 처한 소녀의 집에 가서, 스승의 말대로 경전(經傳)을 읽었다. 때가 되자 소녀가 밖으로 나가려고 발버둥을 쳤고, 밖에 있던 호랑이는 3번 달려들었다가 돌아갔는데, 제자가 경전의 3군데를 틀리게 읽었기 때문이었다. 또는 이인의 존재 자체가 액을 면하는 방비책이 된 경우이다. 점쟁이가 삼대독자(三代獨子)의 죽음을 막기 위한 방책으로, 아이가 이항복과 함께 있어야 한다고 알려 준다. 저승사자가 이항복 때문에 아이를 잡아가지 못하자, 아이 대신 이 점쟁이를 잡아간다.

의의 및 분석

「연명설화」는 운명이 있다는 믿음과 그 운명을 전환하는 힘이 여러 가지로 존재하므로, 이를 활용하여 운명을 바꿀 수 있다는 적극적인 의지를 내포하고 있다. 치성이나 정성을 통한 연명은 초월계가 존재하고, 신적인 존재가 인간과 다르지 않으며 베풂에 보답할 것으로 생각하여, 저승사자, 염라대왕(閻羅大王), 주14 등에 기원한다.

수(數)를 고치거나, 다른 사람의 명을 덜어주거나, 이름이 유사한 동물이나 타인을 대신함으로써 수명을 연장하는 방식은 중국 설화와 유사하며, 중국 설화의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본다. 「연명설화」는 집을 떠나 여러 시련을 겪고 성장하여 새로운 삶을 영위하게 된다는 주15 구조를 지니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인간의 선한 행동과 다른 사람에 대한 베풂이 액을 제거하고 풍요로운 삶으로 이끌어 준다는 믿음을 보여 주고 있다.

무가 「장자풀이」에서도 사마장자가 저승사자를 대접하고, 이로 인해 사마장자 대신 옆집의 우마장자나 집에서 키우는 말이 저승사자에게 잡혀간다. 덧붙여서 「장자풀이」에서는 사마장자가 평소 잘못을 많이 저질렀기에 자기 재물을 사람들에게 나누어 준다고 함으로써, 「연명설화」와 같은 시각을 보여준다.

참고문헌

원전

『동패락송』
『계서야담』
『기문총화』
한국정신문화연구원, 『한국구비문학대계』(1980~1988)

논문

박명숙, 「韓中 運命說話 比較硏究」(서울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07)
소인호, 「연명설화의 연원과 전개 양상 고찰」(『우리문학연구』 12, 우리문학회, 1999)
주석
주1

비석에 새긴 것처럼 오래도록 전해 내려온 말이라는 뜻으로, 예전부터 말로 전하여 내려온 것을 이르는 말. 주로 서민들 사이에서 전해 내려온 것을 이른다. 우리말샘

주2

이미 정하여져 있어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천운(天運)과 기수(氣數). 우리말샘

주3

재주가 신통하고 비범한 사람. 우리말샘

주4

모질고 사나운 운수. 우리말샘

주5

중국 전한(前漢)의 문인(B.C.154?~B.C.93?). 자는 만천(曼倩). 해학ㆍ변설(辯舌)ㆍ직간(直諫)으로 이름이 났다. 속설에 서왕모의 복숭아를 훔쳐 먹어 장수하였으므로 삼천갑자 동방삭이라고 이른다. 우리말샘

주6

사람의 한평생의 운수. 사주팔자에서 유래한 말로, 사람이 태어난 해와 달과 날과 시간을 간지(干支)로 나타내면 여덟 글자가 되는데, 이 속에 일생의 운명이 정해져 있다고 본다. 우리말샘

주7

욕망을 억제하고 깨달음을 얻기 위하여 일부러 몸을 괴롭힘. 우리말샘

주9

옛 성현들이 유교의 사상과 교리를 써 놓은 책. ≪역경≫ㆍ≪서경≫ㆍ≪시경≫ㆍ≪예기≫ㆍ≪춘추≫ㆍ≪대학≫ㆍ≪논어≫ㆍ≪맹자≫ㆍ≪중용≫ 따위를 통틀어 이른다. 우리말샘

주10

유학의 성현(聖賢)이 남긴 글. 성인(聖人)의 글을 ‘경(經)’이라고 하고, 현인(賢人)의 글을 ‘전(傳)’이라고 한다. 우리말샘

주11

삼대에 걸쳐 형제가 없는 외아들. 우리말샘

주12

저승에서, 지옥에 떨어지는 사람이 지은 생전의 선악을 심판하는 왕. 지옥에 살며 십팔 장관(十八將官)과 팔만 옥졸을 거느리고 저승을 다스린다. 불상(佛像)과 비슷하고 왼손에 사람의 머리를 붙인 깃발을 들고 물소를 탄 모습이었으나, 뒤에 중국 옷을 입고 노기를 띤 모습으로 바뀌었다. 우리말샘

주13

저승에서, 지옥에 떨어지는 사람이 지은 생전의 선악을 심판하는 왕. 지옥에 살며 십팔 장관(十八將官)과 팔만 옥졸을 거느리고 저승을 다스린다. 불상(佛像)과 비슷하고 왼손에 사람의 머리를 붙인 깃발을 들고 물소를 탄 모습이었으나, 뒤에 중국 옷을 입고 노기를 띤 모습으로 바뀌었다. 우리말샘

주14

칠원성군을 인격화한 신. 농사와 생사(生死), 화복(禍福)을 맡아본다고 한다. 우리말샘

주15

통과 의례의 절차를 뜻하는 용어의 하나. 무당이 되려고 신(神)의 딸이 되는 의식이다.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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