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한문활자본. 신채호(申采浩)의 서(序)가 있으며, 홍종은(洪鍾檼)이 교열하여 1908년 광학서포(廣學書舖)에서 발행하였다. 1909년 재판된 바 있으나 일제강점기 아래에서는 금서(禁書) 조처되기도 하였다.
작자 유원표의 생몰 연대는 불분명하다. 다만 1900년부터 1905년 사이에 참위(參尉)와 부위(副尉)의 계급으로 황주(黃州)에 근무하였으며, 을사조약 체결 전후에 휴직한 군인이라는 점과 개성 근교에서 강단에 서는 한편 저술에 힘썼던 사람인 것 같다.
이 작품은 ‘의자위위비계(議者謂爲非計)·용혹무괴십장(容或無怪十章)·선생역사연의(先生歷史演義)·동토문학허실(東土文學虛實)·황백관계진상(黃白關係眞狀)·지나정략개량(支那政略改良)’이라는 여섯 항목의 소제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병오년 봄에 관직을 사퇴한 작자는 가족을 거느리고 농장 생활을 하면서 동양 정세와 국가 형편을 늘 걱정한다. 하루는 신문을 읽고 독일 역사를 뒤적이며 비스마르크[比斯麥]의 전기를 읽다가 피곤하여 책을 안은 채 잠이 든다. 꿈속에 가볍게 날아 한 곳에 도착하였는데 그곳은 중국 호북성 형주부 양양현 와룡강이며, 여기서 「양보음(梁甫吟)」을 읊고 있는 제갈량을 만난다.
작자 밀아자(蜜啞子)는 평소에 품고 있던 의혹에 대하여 질문하고, 제갈량은 대답하고, 그 대답에 대하여 비판한다. 이들의 대담의 주요 내용은 과거에 제갈량이 행한 행위와 그에 대한 비판으로 민생·법제·이용후생 등에 관한 것과, 당시의 동양 삼국의 관계 및 경장대개혁(更張大改革)의 제반사항에 관한 것이다. 대담·토론 후 이별하여 돌아오다가 일성장환(一聲長歡)에 깨어나니 침상의 꿈이었다.
이 작품은 몽유록(夢遊錄)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몽유록 일반의 성격을 지녔으며, 개화사상을 바탕으로 한 사회비판과 저항적 계몽주의를 기저로 한 작품이다. 사건이 배제된 이 작품은 소설성의 결핍으로 인하여 소설인가 아닌가 하는 문제도 대두된다.
그러나 이 작품이 제작된 당시의 특수한 역사적 상황을 고려할 때, 이러한 유형의 소설의 사회적 기능을 무시할 수는 없다. 작자의 우국지정에서 나온 자강사상(自强思想)의 소설적 해설서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