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화기(畵記)에 의하면 김희춘(金希春)과 김길복(金吉福)이 시주하여 혜윤(慧允), 인학(仁學), 희상(熙尙) 등이 1627년에 제작하였다고 한다. 미륵보살을 단독으로 그린 형식을 취한 괘불(掛佛: 의식 때 밖에 걸어 놓고 예배하는 대형의 불화)이다. 미륵은 두 손에 연꽃을 들고 연화대좌 위에 당당히 서 있으며, 미륵의 두광(頭光)과 신광(身光) 주위를 16화불(化佛)이 둘러싸고 있다.
미륵보살은 원만한 얼굴에 가는 반달형의 눈썹과 반개(半開)된 눈, 유난히 두툼한 윗입술과 콧수염·코·턱 등이 매우 형식적으로 묘사되었다. 그러나 눈동자와 속눈썹은 자세히 그려 넣었다.
머리에는 화려한 보관(寶冠)을 쓰고 있다. 그 주위로 연꽃대좌 위에 결가부좌(結跏趺坐)하고 각기 다른 수인(手印)을 취한 화불 6구가 그려져 있다. 이들은 모두 이중의 원형 광배를 갖추었고 그 주위에는 붉은색의 불꽃이 둘러싸고 있다. 보살의 두 귀에는 보발(寶髮)이 감겨 있다. 이 머리카락은 어깨선을 따라 내려오다가 팔꿈치 부분에 이르러 두세 가닥으로 갈라져 구불거리며 흘러내린다.
어깨는 당당하며 신체에는 화려한 장식의 통견(通肩)의 법의(法衣)를 걸쳤다. 배 부근에서 하얀 띠 매듭이 늘어져 발 부근까지 내려와 있다. 손 모양은 오른손은 손바닥을 밖으로 하여 연꽃 가지를 잡고 있고 왼손 역시 활짝 핀 연꽃 가지를 받치고 있다.
광배는 두광과 신광을 모두 갖추었다. 보개 형식(寶蓋形式)의 서운(瑞雲) 아래 10줄의 원형 두광이 있다. 홍색으로 테두리를 만들고 그 안을 연꽃과 꽃무늬로 꽉 채운 키형의 신광이 묘사되었다. 이 광배 좌우로는 각각 8구씩의 화불이 미륵보살을 둘러싸고 있다. 그 사이사이에 오색의 물결 무늬와 서운이 공간을 메우고 있다.
이 그림은 세부적인 면에서는 도식화된 점이 엿보이지만 전체적으로는 매우 활달한 필치를 보여 준다. 주존불인 미륵보살은 화려하고 위엄 있게 표현되었고 그 주위에 화불과 물결 무늬, 서운 등으로 공간을 채워 미륵의 성스러움이 잘 승화되어 있다. 주조색으로는 녹색과 홍색이 사용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