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언고시. 40자. 작자의 시집인 『손곡집(蓀谷集)』 권5에 실려 있다.
이 작품은 요(堯)임금의 두 딸이며, 순(舜)임금의 비(妃)들인 아황(娥皇)·여영(女英)에 관한 고사를 시화(詩化)한 것이다. ‘반죽’의 유래는 다음과 같다.
순임금이 남쪽으로 순행하였다가 창오(蒼梧) 지대에서 죽었다. 그의 처 아황·여영이 그를 못 잊어 하며 슬피 울었다. 그녀들의 눈물이 대나무에 떨어져 반문(斑紋)이 되었기에 반죽이라 부르게 되었다. 이들이 결국은 상수(湘水)에서 빠져 죽었으므로 상비죽(湘妃竹)이라고도 부른다.
「반죽원」의 내용은 반죽의 고사를 전반부에서 소개하였다. 아황과 여영이 예전에 순임금을 찾아 상수로 달려갔으니 눈물이 상죽(湘竹)에 붙어 있어 지금의 상죽반(湘竹斑)이 되었다 하였다. 후반부에서는 작자의 감회가 서술되어 있다.
구의묘(九疑廟 : 舜 순이 묻혀 있는 곳)에는 구름이 깊고 창오산(蒼梧山 : 舜이 죽은 곳)에는 해 떨어졌다. 남은 한(恨)은 강물에 남아 도도히 흘러가 돌아오지 않는다고 하였다.
「반죽원」의 주제는 생사가 나뉘는 별리(別離)의 슬픔이다. 시적인 소재로 많이 선택되는 것들 중에 하나인 이별의 슬픔을 작자는 무리 없는 구상과 평이한 시어로 순탄하게 전개시켜가면서도 무한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 이와 같은 면은 그의 다른 작품에서도 엿보인다. 감정의 고조와 정조(情調)의 유지라는 면에서 성공적이라 하겠다.
이달과 거의 같은 시대에 살았던 시인 권필(權韠)은 이 작품에 대하여 『청련집(靑蓮集)』(李太白詩集) 중에 놓는다면 감식안이 있는 자라도 판별해 내지 못할 것이라고 칭송하였다.
아마도 이백이 이 시와 같은 소재로 「원별리(遠別離)」라는 작품을 남겼고, 여러 작품의 서정세계가 이달의 그것과 상통하는 면이 발견되기 때문에 이와 같이 말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바로 이러한 점 때문에 이달을 ‘삼당시인(三唐詩人)’ 중의 한 사람으로 주목하였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