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2.62m. 1972년 부산광역시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전하는 말에 의하면, 의상대사(義湘大師)가 범어사 삼층석탑(보물, 1963년 지정)을 건립한 3년 후인 678년(문무왕 18)에 조성하였다고 하나, 양식적인 특징으로 보아 삼층석탑과 같이 9세기경의 작품으로 추정된다.
형태는 하대석(下臺石) 위에 간주(竿柱, 중대석)를 세운 뒤, 그 위에 상대석은 화사석(火舍石 : 석등의 점등하는 부분)을 받치고 그 위로 옥개석(屋蓋石)을 덮었는데, 각 부재의 평면은 모두 8각으로 되어 있다. 이러한 양식은 대체로 통일신라시대 석등의 전형적이고 기본적인 형태이다.
현재 지대석(地臺石)은 없으며 하대석의 윗면은 연화대로서 복엽8판(複葉八瓣)의 복련(覆蓮)이 조각되어 있고, 정면(頂面)에는 원형받침을 각출(刻出)하여 간주석(竿柱石)을 받치고 있다.
상대석의 하면 역시 복엽8판의 앙련(仰蓮)이 조각되어 있고, 상면에 8각으로 된 1단의 화사석받침이 있다. 화사석에는 4면에 장방형의 화창(火窓)을 내었으며, 창구의 가장자리에는 음각된 액(額) 안에 화창을 달았던 열개의 작은 원공(圓孔)이 있다.
옥개석은 추녀가 직선이고 전각(轉角)은 약간의 반전(反轉)이 있으며 낙수면(落水面)에는 합각(合閣)이 뚜렷하다. 옥개석의 정상에는 방형의 노반(露盤 : 최상부 옥개석 위에 놓아 복발 · 앙화 · 상륜 등을 받치는 장식)을 얹었으며 그 위에는 연봉형(蓮棒形)으로 보주(寶珠)를 만들었다. 간주석이 빈약하고 상대석이 두터워서 전체적인 균형이 잘 맞지 않는 것은 후대에 보수하였기 때문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