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 국보로 지정되었다. 물을 보내는 파수호(播水壺)가 3개, 물받이인 수수통(受水筒)이 2개 남아 있는데, 처음 시계가 만들어진 것은 1434년(세종 16) 장영실(蔣英實)에 의해서였다.
장영실의 물시계는 파수호가 4개였고, 살대가 올라가 정해진 시각이 되면 격발장치를 건드려서 쇠구슬을 굴려주고, 이에 의해서 차례대로 여러가지 운동을 하게 만든 것이었다. 종 · 북 · 징이 울리고 인형이 나타나는 등의 장치는 아주 정교한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이 장치는 곧 고장나 오래 사용하지 못하였고, 1536년(중종 31) 다시 만들었던 자격루의 물통들만이 지금 남아 있다. 처음 장영실의 자격루는 경복궁의 경회루 남쪽에 보루각을 지어 보관하였는데, 그것은 지금 전하지 않고 이를 본떠 만들었을 것으로 보이는 중종 때의 자격루가 창경궁에 세운 보루각에 보관되었다가 그 일부가 지금 전해지게 되었다.
청동제인 대파수호는 높이 70㎝, 지름 13.5㎝이며, 옹기로 된 소파수호 2개는 높이 40.5㎝, 지름 46㎝이고, 청동제 수수통은 높이 196㎝, 지름 37㎝로 약 2.5㎝ 두께의 관으로 물을 공급하게 되어 있다.
수수통에는 하늘로 솟아오르는 용의 모양을 양각해 놓았는데, 중종 때 이를 만든 우찬성 유부(柳溥), 공조참판 최세절(崔世節) 등 참여자 이름이 적혀 있다. 현재 덕수궁에 보관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