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대할망 설화」는 제주특별자치도의 산과 섬을 창조한 존재로 일컬어지는 설문대할망에 관한 설화이다. 설문대할망은 육지의 마고할미와 같은 존재로, 창조 여신의 흔적을 안고 있다. 제주도의 주요 지형을 창조한 여신이면서, 신성성이 사라지는 과정을 거쳐 지형 전설이나 기타 민담의 주인공이 되었다. 각편에 따라서 몸짓이 거대한 반신반인의 존재로 등장하거나, 우스꽝스러우면서 신기한 존재로 그려지기도 한다. 설문대할망이 종교적인 숭배의 대상이 되거나, 문헌에도 다수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설문대할망 설화」는 그 연원이 깊은 이야기이다.
설문대할망은 이원조(李源祚, 17921871)의 『탐라지(眈羅志)』와 장한철(張漢喆, 1744?)의 『표해록(漂海錄)』 등의 문헌에 기록되어 있고, 많은 수의 신앙(信仰) 관련 기록이나 구전(口傳)된 이야기에 등장한다. 설문대할망의 이름은 설만두고(雪慢頭姑), 선문대할망, 설문데할망, 설명대할망, 설명지할망, 선맹듸할망, 세명두할망, 세명주할망, 쒜멩듸할망, 설명두할망, 세명뒤할망 등 다양하게 나온다. 표선 당케포구에 세명주할망을 모신 당집이 있는 것을 비롯하여, 다수의 신앙 의례(儀禮) 및 주술(呪術) 관련 전승(傳承)에서 설문대할망은 주요 신격(神格)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설문대할망에 관한 이야기는 매우 많은 수의 이야기가 구전되고 있는데, 대표적인 이야기 몇 편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설문대할망은 치마에 흙을 퍼 담아와 제주특별자치도를 만들었는데, 설문대할망의 치마폭에서 흘러나와 쌓인 것이 360여 개 오름이 되었고, 설문대할망이 남은 흙을 여러 차례 쏟아부어 마지막으로 만든 것이 한라산이라고 한다. 한라산 봉우리가 너무 뾰족해 그 윗부분을 꺾어 던진 것이 산방산이 되었고, 한라산 봉우리가 꺾여서 파인 부분이 백록담이 되었다. 설문대할망이 주먹으로 봉우리를 쳐서 만든 것이 다랑쉬오름의 굼부리이고, 성산 일출봉의 등경돌은 설문대할망이 바느질할 때 등잔을 올려놓았던 받침대이다.
설문대할망은 키가 컸다. 그래서 설문대할망이 한라산을 베개 삼아 누워 다리를 뻗으면, 설문대할망의 발끝이 제주도 앞바다에 있는 관탈섬에 닿았다. 그런데 설문대할망이 다리를 잘못 뻗어 관탈섬에 구멍이 생기기도 했다. 그리고 설문대할망이 한라산과 관탈섬에 각각 다리를 하나씩 걸치고 빨래하다 오줌을 눠서 바다가 생겼는데, 그 바람에 우도가 섬이 되었다고 한다.
설문대할망이 제주 백성들에게 속곳 한 벌만 만들어 주면 육지까지 다리를 놓아주겠다고 했다. 속곳 한 벌을 만드는 데 명주 1백 통이 필요했다. 제주 백성들이 있는 힘을 다해 명주를 모았지만, 명주를 99통밖에 모으지 못했기 때문에 속곳이 완성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설문대할망이 만들던 다리가 완성되지 못했는데 지금도 그 흔적이 제주시 조천읍 앞바다에 남아 있다.
설문대할망의 자랑은 키가 큰 것이었다. 그래서 설문대할망은 깊은 물마다 들어가 자기의 키를 가늠했는데, 어느 물에 들어가도 설문대할망의 무릎을 넘는 물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설문대할망은 한라산의 물장오리에 들어갔다가, 물장오리의 밑이 빠져 있는 바람에 물장오리에 풍덩 빠져 죽고 말았다.
설문대할망에게는 5백 명의 아들이 있었다. 어느 날 설문대할망은 큰 솥에 아들들을 먹일 죽을 끓이다가 잘못해서 솥 안에 빠져 죽고 말았다. 죽을 먹던 아들들이 그 사실을 알고 크게 슬퍼하다가 영실기암의 오백 장군이 되었다고 한다.
「설문대할망 설화」는 제주특별자치도의 산과 섬을 창조한 것으로 일컬어지는 설문대할망에 관한 이야기다. 설문대할망은 육지의 마고할미와 같은 존재로, 창조 여신의 흔적을 안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의 주요 지형을 창조한 여신이면서 탈신성화의 과정을 거쳐 지형 전설이나 기타 민담의 주인공이 되었다. 설화의 각편에 따라서 몸짓이 거대한 반신반인의 존재로 등장하거나, 우스꽝스럽고 신기한 존재로 그려지기도 한다. 그리고 종교적인 숭배의 대상이 되기도 하며, 문헌에도 다수 등장한다. 이러한 점으로 미루어 볼 때, 「설문대할망 설화」는 연원이 깊은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설문대할망에 관한 이야기를 신이담(神異譚)으로 보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설문대할망에 관한 광범위한 구술(口述) 전승, 신앙, 의례, 주술 관련 기록, 전승을 참고할 때, 설문대할망은 제주특별자치도의 창조신화(創造神話)에 연원을 둔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한라산과 주요 오름, 제주특별자치도에 부속된 섬들이 만들어진 내력을 담은 이야기들에서 설문대할망은 창조의 여신으로 등장한다. 창조 여신의 신성성(神聖性)이 사라지는 과정에서, 그리고 설문대할망의 이야기가 신화화(神話化)로부터 벗어나는 과정에서, 여신의 성격은 신기함과 기이함으로 속되게 변하거나 해학(諧謔), 골계(滑稽)의 대상으로 희화화되기도했다. 하지만 설문대할망이 행한 일이 지형의 창조나 신앙의 기원과 맞닿아 있다는 사실만큼은 변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