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작자의 문집인 『탁영집(濯纓集)』 권5 「습유(拾遺)」에 「두류기행록(頭流紀行錄)」으로 실려 있고, 『속동문선(續東文選)』 21권에도 실려 있다. 조선 초기 김종직(金宗直)이 「유두류록(遊頭流錄)」을 지은 이래, 남효온(南孝溫)이 「지리산일과(智異山日課)」를, 김일손(金馹孫)이 「속두류록(續頭流錄)」을, 조식(曺植)이 「유두류록(遊頭流錄)을 남겼다. 이 작품은 그의 스승인 김종직(金宗直)이 지은 「유두류록(遊頭流錄)」을 본떠서 쓴 것인 듯하다.
기행문의 구성도 「유두류록」과 비슷하다. 그 내용 구성은 천령(天嶺)에 사는 정여창(鄭汝昌)·임대동(林大仝) 그리고 작자 세 사람이 일행이 되어 지리산 일대의 경승지를 4월 11일에 출발하여 28일까지 견문한 것으로 매일 매일 견문한 것을 기록하였다.
기행문 속에는 지리산의 절경을 소개한 내용도 있지만 산 속의 여러 암자와 사찰에서 승려와 신도들이 불법을 듣고 성불(成佛)을 위하여 수행하는 과정 등을 관심있게 표현한 대목들이 많다.
등구사(登龜寺)·금대암(金臺菴) 등지에서 절의 승려가 누더기옷을 입고 범패(梵唄)를 부르면서 도량정진(道場精進)하는 모습을 보고, 그 수련방법이 세련되어 잡됨이 없다 하고, 이따금 정신이 혼미해지면 대나무로 만든 막대로 쳐서 정신을 차리게 하는 등의 수련상황을 잘 묘사하고 있다.
그는 각 사찰의 역사와 유래를 자세히 기록하였으니, 단속사(斷俗寺)는 신라시대의 이순(李純)이 벼슬을 사양하고 불교에 귀의하여 세운 절이라고 소개하였고, 강희맹의 조부 강회백(姜淮伯)이 젊어서 여기에 와 글을 읽으면서 손수 심었던 매화나무인 정당매(政堂梅)를 기록하고 있다. 묵계사(默契寺)·동상원사(東上元寺)·영신사(靈神寺)·신흥사(神興寺) 등에 대한 설명도 역사적인 사실과 비교하면서 진행하고 있다.
김일손은 이 글에서 기행문을 통한 사관(史觀)의 일단을 표출하면서 역사 속의 실제현장을 답사함으로써 사실을 확인하려는 진지한 자세를 엿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