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선정비(善政碑)·유애비(遺愛碑)라고도 한다. 특히, 관직에 있으면서 은혜와 교화를 끼쳤을 때 백성들이 이를 생각하고 비를 세워 송덕하는 것이 항례인데, 이러한 경우 그 사실을 심사하여 주사(州司)가 상황을 전달한 다음 왕의 칙령으로 허가를 받은 다음에야 비로소 세우게 하였다.
그러나 백성을 위협하거나 자신의 재물을 들여 억지로 송덕비를 세우는 예도 있다. 송덕의 뜻을 가지는 비로 유애비·기공비(紀功碑)·순절비(殉節碑)·충렬비(忠烈碑)·관개비(灌漑碑)·정충단비(旌忠壇碑)·대첩비(大捷碑)·순교비(殉敎碑)·전승기적비(戰勝紀蹟碑) 등을 들 수 있다.
우리 민족에게는 치욕적인 외적의 기공비로 위(魏)나라의 관구검기공비(毌丘儉紀功碑)가 고구려 고토인 집안현(集安縣)에 있고, 부여에는 당나라의 유인원기공비(劉仁願紀功碑)가 있으며, 청태종공덕비(淸太宗功德碑)는 서울에 있다.
황산대첩비(荒山大捷碑)·연성대첩비(延城大捷碑)·좌수영대첩비(左水營大捷碑)·행주전승비(幸州戰勝碑)·금려기전승비(金礪紀戰勝碑)·오명항토적송공비(吳命恒討賊頌功碑) 등은 모두 전공을 기린 비들이다.
구일관개비(具鎰灌漑碑)는 선정비이며, 김상용순의비(金尙容殉義碑)·김경조순의비(金慶祚殉義碑) 등은 송덕의 뜻과 아울러 유지(遺趾)를 알리는 두 가지의 의의를 지니고 있다. 이러한 까닭에 송덕비의 범주는 극히 광범하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