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심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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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우자수심결언해 중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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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문헌
고려시대 승려 지눌이 마음을 닦는 방법과 마음이 무엇인가를 밝히기 위하여 저술한 불교서.
• 본 항목의 내용은 해당 분야 전문가의 추천을 통해 선정된 집필자의 학술적 견해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공식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내용 요약

『수심결』은 고려시대 승려 지눌이 마음을 닦는 방법과 마음이 무엇인가를 밝히기 위하여 저술한 불교서이다. 1권 1책이며 목판본이다. 체제는 일반적인 불경의 구성방법에 따라 서분·정종분·유통분으로 나뉘어 있고, 정종분은 다시 9문9답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의 중심사상인 돈오점수와 정혜쌍수 사상은 지눌의 대표적인 사상으로, 한국불교 선종의 수행 지표가 되었다. 명나라의 대장경 등 높은 권위를 가진 여러 나라의 대장경 안에 모두 수록되어 있을 정도로 뛰어난 내용을 담고 있다. 지눌의 생존 당시는 물론이고 사후에도 수십 차례 간행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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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고려시대 승려 지눌이 마음을 닦는 방법과 마음이 무엇인가를 밝히기 위하여 저술한 불교서.
내용

불교의 마음을 닦는 방법과 마음이 무엇인가를 밝히기 위하여 저술한 책이다. 1권 1책. 목판본. 집필 연대와 장소는 미상이나, 저자가 41세로 지리산 상무주암(上無住庵)에 있을 때 열람했던 『대혜어록(大慧語錄)』을 인용하고 있는 점으로 보아 1198년(신종 1) 이후의 저술로 추정된다. 체제는 불경의 일반적인 내용 구분방법인 서분(序分) · 정종분(正宗分) · 유통분(流通分)으로 나눌 수 있는데, 정종분은 다시 9문9답(九問九答)으로 구성되어 있다.

서분의 내용을 보면, 이 세계가 불타는 집과 같이 뜨거운 번뇌로 가득 채워져 있고, 인간은 그 속에서 긴 고통을 받고 있음을 상기시킨 뒤 윤회를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은 부처가 되는 길임을 강조하였다. 그러나 사람들이 어리석어 자기의 몸이 참 부처인 줄을 알지 못하고 자기 성품이 참 법(法)임을 알지 못한 채 마음 밖에서 부처를 구하고 성품 밖에서 법을 구하려고 한다. 그러므로 진리를 구하려는 사람은 밖으로 향하는 눈길을 안으로 돌려 마음을 밝힐 것을 가르쳤다. 마음의 본바탕은 물듦이 없고 본래부터 원만히 이루어진 것으로, 사람들이 허망한 분별만 여의면 곧 어엿한 부처가 됨을 강조하고 있다.

유통분의 제1문답에서는 만일 불성(佛性)이 이 몸 가운데에 있다면 어찌 불성을 보지 못하는가를 질문한 데 대하여, 지눌은 불성이 몸 안에 있지만 스스로 보지 못할 뿐이며, 사람이 목마르고 배고픈 줄 알며, 차고 더운 줄 알며, 성내고 기뻐할 줄 아는 그것이 곧 불성이라고 한다. 그리고 불성이 부처님의 법인(法印)이요, 사람들은 본래 마음인 만큼 불성을 헛되이 밖에서 구하지 말고 안으로 비추어 볼 것을 강조하였다. 지눌은 이에 관하여 옛날 이견왕(異見王)과 바라제존자의 문답 등을 예로 들어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제2문답에서는 자기가 바로 부처임을 깨달으면 부처로서의 영원성과 무한한 능력이 나타나야 할텐데 어찌 오늘날 깨달았다는 사람들이 신통(神通)을 나타내지 못하는가 하는 물음에 대한 답변이다. 지눌은 이러한 의심이 앞뒤를 알지 못하고 도를 배우는 헛된 견해에서 비롯된 잘못이라고 꾸짖고, 돈오(頓悟)와 점수(漸修)와 신통의 관계로 이를 설명하였다. 지눌은 여기서 도(道)에 들어가는 문은 결국 돈오와 점수의 이문(二門) 밖에 없다는 것과 모든 성인들이 먼저 깨닫고 뒤에 닦는 선오후수(先悟後修)를 행함으로써 부처가 된다는 해탈론(解脫論)을 제시하였다. 이를 근거로 하여 신통이란, 마음이 곧 부처임을 알아서 단박에 깨달은 뒤 다시 점차로 익히고 닦아감에 따라 나타나게 되는 부수적이고 지엽적인 한 현상이라고 하였다.

제3문답에서는 돈오와 점수의 뜻을 분명히 규정지었다. 돈오는 범부가 한 생각에 본래부터 번뇌가 없고, 지혜가 저절로 갖추어져 있어서 모든 부처님과 조금도 다를 바 없는 본성을 보아 단박에 깨닫는 것이라 하였다. 점수는 비록 본성이 부처와 다름이 없음을 깨달았지만, 끝없이 익혀온 버릇은 한순간에 없애기 어려우므로, 돈오에 의지하여 성인의 경지에 이를 때까지 점차로 닦아 익히는 수행이라고 하였다. 따라서 지눌은 해탈의 방법에는 돈오후점수(頓悟後漸修)라는 한 가지 길밖에 없음을 시사하여 종래의 점수후돈오(漸修後頓悟)의 입장을 거부하였다.

제4문답과 제5문답은 돈오의 방법을 설명한 것이다. 제4문답에서는 지눌이 “돈오는 곧 그대의 마음이다. 만일 잃지 않은 줄 알면, 곧 마음을 보는 것이고, 그것이 견성(見性)이다.”라고 한 것을 더욱 자세히 풀이하였다. 지눌은 공적영지(空寂靈知)의 마음이 곧 본성이라고 강조하면서, 이 공적영지를 ① 망념[妄念]은 본래 고요함(寂), ② 객관세계는 본래 공(空)함, ③ 모든 법(法)이 공한 그곳에 신령한 앎이 있음[靈知] 등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제6문답에서는 공적영지심(空寂靈知心)을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종일 듣고 웃고 말하고 성내고 기뻐하고 옳고 그르다 하는 온갖 행위를 하는 것이 곧 범부의 마음이다. 그러나 이 마음을 되돌려 비추어 보면 어떤 소리도 분별도 얻을 수 없고, 범부와 성인, 더러움과 깨끗함, 옳고 그름을 찾을 수 없으며, 온갖 이름과 말을 붙일 수 없다. 그렇지만 모든 것이 붙을 수 없는[空寂] 그곳에 영지가 항상 밝게 있어서, 스스로 모든 것을 분명히 분별할 줄 알기 때문에 공적영지심이라고 하였다. 이어 지눌은 이 공적영지심이 성인이라 하여 더하지 않고 범부라 해서 덜하지 않은 것이지만, 성인이 범부와 다른 점은 ‘스스로 마음을 지키는 것’이라고 하면서, 만일 믿어 의심이 단번에 없어지면 곧 돈오한다고 가르쳤다.

제7문답은 돈오 후에 점수를 해야만 하는 이유와 점수하는 방법을 설명하였다. 점수하는 방법으로는 ① 망념을 다스리고, ② 선정과 지혜를 고루 닦는[定慧等持] 것으로 요약하였다. 제8문답에서는 점수문(漸修門)의 선정과 지혜를 고루 가진다는 정혜등지의 뜻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였다. 지눌은 불교의 수행 방법에 8만 4000가지 문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 요강을 간추려 보면 정혜(定慧) · 체용(體用)으로 집약되고, 다시 정(定)은 체(體)로, 혜(慧)는 용(用)으로 묶을 수 있으며, 정과 혜는 또한 떨어질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에 결국은 정과 혜를 함께 닦는 정혜쌍수(定慧雙修)의 길밖에 없다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정혜수행을 지눌은 자성정혜(自性定慧)라고 이름 붙였다. 그러나 업장(業障)이 두터워서 선악의 경계에 영향을 받는 사람들은 허망한 인연을 다스리는 공부방법을 취해야만 한다. 따라서 산란한 번뇌가 성한 사람은 먼저 선정을 닦고 다음에 지혜를 닦아야 하며, 졸음이 많고 멍청한 상태에 잘 빠지는 사람은 지혜를 먼저 닦아 공의 도리를 관찰한 뒤 선정을 닦을 것을 권장하였다. 이렇게 사람의 소양에 따라 수행을 달리 하는 정혜법을 지눌은 수상정혜(隨相定慧)라고 하였다.

제9문답에서는 제8문답의 자성정혜와 수상정혜를 더욱 분명하게 설명하였다. 자성정혜의 돈오문은 공(功) 들임이 없이 공을 닦는 무공지공(無功之功)으로 정혜쌍수하여 성불하는 법이고, 수상정혜는 원래 아직 깨닫기 전의 열등한 근기(根機)가 번뇌를 억지로 끊어서 고요한 데로 들어가는 점수문(漸修門)의 공부 방법이다. 그러나 돈오 후의 수행에 이 수상정혜법을 둔 것은 단순히 교문(敎門)에서 말하는 점수의 수상정혜법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방편상 이 방법을 말한 것 뿐이다. 깨달은 뒤에 닦는 수상정혜는 점수문의 수행과는 근본적으로 달라서 오염되지 않고 하는 것이 없는 무위(無爲)의 입장에서 닦는 것이므로, 비록 상을 따라 닦는다고 하여도 마침내 정혜를 함께 닦아서 천진자성(天眞自性)에 계합하게 된다고 하였다.

유통분에서는 이 책을 올바로 이해하여 부지런히 도를 닦는 것과 이러한 법문이 가지는 공덕을 누누히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의 중심사상인 돈오점수와 정혜쌍수사상은 뒤에 지눌이 『간화결의론(看話決疑論)』을 지어 주장한 간화경절선(看話徑截禪)의 사상과 함께 지눌의 대표적인 사상이 되었고, 이러한 사상은 한국불교선종의 수행지표가 되었다.

우리 나라 불교의 선종 뿐 아니라 교종에서도 중요한 전적으로 전수되어온 이 책은 명나라 대장경인 명장(明藏)과 『빈가대장경(頻加大藏經)』 · 『대정신수대장경(大正新修大藏經)』 등 높은 권위를 가진 여러 나라의 대장경 안에 모두 수록되어 있다. 우리 나라에서는 지눌의 생존 당시 이래 수십 차례에 걸쳐 판본이 발간되고 있는데, 현재 남아 있는 중요한 고간본(古刊本)은 다음과 같다.

① 비현각(丕顯閣)이 결하고 신미(信眉)가 언해한 것으로 1467년(세조 13)에 간경도감에서 간행하였으며, 서울대학교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 ② 『선종유심결(禪宗唯心訣)』에 합간된 것으로, 1493년(성종 14) 고성 벽운사(碧雲寺)의 개판본을 1499년(연산군 5) 가야산 봉서사(鳳栖寺)에서 복간하였다.

③ 1500년 가야산 봉서사에서 개판한 것으로 해인사 사간장경에 소장되어 있다. ④ 1799년(정조 3) 송광사(松廣寺)에서 개판한 것으로 장서각도서에 있다. ⑤ 『선문촬요(禪門撮要)』에 수록되어 있으며, 1908년 금정산 범어사 개간본에도 수록되어 있다.

현대판으로는 1934년에 방한암(方漢岩)이 현토하고 이종욱(李鍾郁)이 번역한 『고려보조국사법어(高麗普照國師法語)』와 김탄허(金呑虛)의 『고려국보조선사어록』, 『한글대장경』 153권, 이기영(李箕永) 역 『한국의 불교사상』, 심재열(沈載烈) 강설 『보조법어』(보조문화사, 1979) 등에 수록되어 있다.

참고문헌

『보조법어(普照法語)』(김탄허역, 법보원, 1963)
『한국의 불교사상』(이기영 역, 삼성출판사, 1976)
「불일보조국사(佛日普照國師)」(김위석, 『불교학보』 2, 1964)
『지눌(知訥)의 선(禪)사상』(한국불교사상사, 19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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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필자
김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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