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단바탕에 채색. 세로 98㎝, 가로 55㎝. 14세기 작. 쾰른 동양미술관 소장.
고려시대의 수월관음도는 상당한 양으로 제작되었다. 강원도 낙산(洛山)이 관음의 도량으로 신라의 고승 의상(義湘)의 전설로 그 맥이 이어지면서 고려시대에는 대대로 낙산관음이 숭배되었고, 그의 영험이 방방곡곡에 알려진 모양이다. 문헌에 잘 반영된 고려수월관음도는 다른 고려불화보다 구미(歐美)의 박물관에 가끔 보인다.
파리 기메박물관에 1점. 미국 뉴욕의 메트로폴리탄박물관, 위신턴의 후리어 갤러리, 그리고 쾰른의 동양박믈관의 수월관음도가 그 예이다. 엷은 베일로 머리부터 몸을 감싸고 반석 위에 앉아 인자하게 왼쪽 귀퉁이에 나타난 선재동자(善財童子)를 내려다보고 있는 모습이다.
조그맣게 청동 정병(淨甁)이 유리그릇 받침에 놓여 있고, 보살은 오른손에 버드나무가지를 쥐고 있다. 앉아 있는 반석은 금강좌 답게 금빛으로 빛나고 있다. 팔지, 목걸이 등 보석과 화려한 용무늬 옷 등 불교미술에서 중요한 장엄(裝嚴)이 고려불화처럼 잘 묘사된 것도 드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