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재동자는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 「입법계품(入法界品)」 가운데 복성(福城) 동쪽 장엄당사라림(莊嚴幢娑羅林)에서 문수보살을 만나 문수보살이 설하는 일체 불법(佛法)을 듣고 위없는 올바른 깨달음을 얻기 위해 발심(發心)한 후, 문수보살의 권유에 따라서 남쪽으로 길을 떠나 여러 선지식(善知識)을 찾아다니며 그들의 해탈문을 듣고 마지막에 보현보살이 설하는 보현십대원으로 다함없이 회향하는 수행자이다. '선재(善財, Sudhana)'라는 이름은 선재동자가 태어났을 때 그 집에 갖가지 진귀한 보배가 저절로 생겨났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며(「입법계품」), '동자(童子)'는 마음이 때 묻지 않고 청정하여 불도(佛道)의 그릇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동자'라고 한다(『화엄경탐현기(華嚴經探玄記)』). 또한 선재동자는 문수보살을 만난 후 선지식을 찾아서 남쪽으로 순례를 떠나기 때문에 '남순동자(南巡童子)'라고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선재동자의 구도행을 이상적인 수행자의 모습으로 생각하고 불교 도입 초기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중요시해 온 것으로 보인다. 불교가 신라의 국교로 자리 잡는 데 크게 기여한 자장(慈藏)이 자신이 태어난 집을 고쳐 원녕사(元寧寺)를 창건하고 낙성회를 베풀어 『잡화경(雜花經)』의 만 개의 게송을 설하니 52명의 천녀가 나타났다. 자장은 이 이적(異跡)을 알리기 위하여 정원에 천녀의 수만큼 나무를 심게 하고 '지식수(知識樹)'라고 불렀다고 한다( 『삼국유사(三國遺事)』 「자장정률(慈藏定律)」). 『화엄경』2의 별칭인 '『잡화경』'의 게송을 자장이 설하자 이에 감응하여 52명의 천녀가 나타나고 자장이 이를 기념하는 나무를 심게 하고 '지식수'라고 부른 점 등을 볼 때 「입법계품」의 구도를 따라서 자장을 선재동자로, 52명의 천녀를 선지식으로 나타낸 것이라고 생각된다. 선지식의 수를 52명으로 세는 경우는 「입법계품」에 문수보살 이 맨 처음과 마지막의 보현보살 이전에 두 번 등장하는데 이를 한 명으로 헤아리면 52명의 선지식이 된다.
또한 조선시대 조성되는 관음전의 관음탱 등에는 선재동자가 관음보살의 옆에서 해상용왕과 함께 협시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입법계품」에서 선재동자가 순례하는 선지식 중에 관세음보살이 있는 것에서 비롯된 구도로 보이며 이를 통해서도 조선시대 관음신앙에 선재동자가 주요한 축을 이루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