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비로자나성불신변가지경의석연밀초(大毘盧遮那成佛神變加持經義釋演密鈔)』는 당나라 선무외(善無畏)가 밀교 경전 『대비로자나성불신변가지경(大毘盧遮那成佛神變加持經)』을 7권으로 번역하자, 이를 그의 제자 일행(一行)이 『대비로자나성불신변가지경의석(大毘盧遮那成佛神變加持經義釋)』 14권으로 주석한 것을, 다시 요나라 승려 각원이 10권으로 풀이한 불교 주석서이다.
『대비로자나성불신변가지경의석연밀초(大毘盧遮那成佛神變加持經義釋演密鈔)』는 당나라 선무외(善無畏)가 밀교 경전 『대비로자나성불신변가지경(大毘盧遮那成佛神變加持經)』을 7권으로 번역하자, 그의 제자 일행(一行) 선사가 선무회의 번역본을 『대비로자나성불신변가지경의석(大毘盧遮那成佛神變加持經義釋)』 14권으로 주석하였다. 일행의 이 주석본을 요나라 승려 각원(覺苑)이 다시 10권으로 풀이한 것이 이 불교 주석서이다. 『대일경의석연밀초(大日經義釋演密鈔)』라고도 한다.
『대비로자나성불신변가지경의석연밀초』는 각원이 도종(道宗) 태강(太康) 3년(1077) 연경(燕京) 원복사(圓福寺)에 머무를 때, 황제의 명을 받아 저술하였다. 저자 각원은 산서(山西) 사람으로, 호는 붕기(鵬耆)이고, 연경(燕京)의 원복사(圓福寺)에서 거주하였다. 그는 여러 불교 경전에 두루 정통하고 외전(外典)에도 밝았다고 전해진다. 그는 일찍이 서천축(西天竺) 마니삼장(摩尼三藏)을 따라 유가(瑜伽)를 깊이 연구하였으며, 황제의 명으로 밀교 경전을 강의하여 진언(眞言)의 교리를 휘날려 크게 존숭받았다. 각원이 도종의 황명으로 이 책 10권을 짓자 황제가 자복(紫服)을 하사하고, 총비대사(總秘大師)란 호를 내렸다고 한다.
의천(義天)의 『신편제종교장총록(新編諸宗敎藏總錄)』에는 비로신변경부(毘盧神變經部)에 ‘연밀(演密)’ 10권으로 표시되어 있다. 일본 이시야마데라[石山寺]에는 권7, 1책의 목판본이 소장되어 있는데, 권말에 ‘천순륙년임오세조선국간경도감봉교중수(天順六年壬午歲朝鮮國刊經都監奉敎重修)’라는 간기가 있어 이 목판본이 조선 세조(世祖) 8년(1462)에 간경도감에서 중간(重刊)한 고려 교장본(敎藏本)임을 알 수 있다.
『대일경의석연밀초』의 가장 큰 특징은 경문의 해석에 앞서 경의 대의를 구별해 나눈 것이다. 즉 ① 가르침을 펴게 된 인연[敎起因緣], ② 이 경이 불교의 많은 가르침 중 장교에 속함[藏敎所攝], ③ 경전을 몇 번에 걸쳐서 어디에서 설하였는가를 밝힘[說經會處], ④ 가르침의 깊고 얕음[辨敎深淺], ⑤ 경의 종취를 밝힘[明經宗趣], ⑥ 경이 번역되고 유통된 경위를 밝힘[飜譯傳通] 등으로 경의 대의를 나누어 놓았다.
이와 같이 경의 해설에 앞서 경의 총론을 구체적으로 밝힌 것은 일행(一行)의 『의석』보다 발전된 형식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해석하는 방식도 훨씬 상세하고 체계적이다. 예를 들어 『의석』에서는 비로자나(毘盧遮▽那)를 일(日)이라고 풀이하고, 그 뜻은 어둠을 없애 널리 비치게 하는 것이라고 간단하게 해석하였다면, 이 책에서는 ‘비’는 변(遍), ‘로자나’는 광명조(光明照)라는 뜻으로 광명변조(光明遍照)를 의미한다고 서술하였는데, 이는 『의석』보다 훨씬 상세하게 해설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