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도(順道)는 소수림왕 때 고구려에 불교를 최초로 전한 승려이다. 370년(고국원왕 40) 전진(前秦)의 왕맹(王猛)이 연(燕)을 공파하자 연의 태부(太傅) 모용평(慕容評)이 고구려에 망명하였는데, 고국원왕은 그의 귀순을 받아들이지 않고 전진으로 압송해 보냈다. 고구려의 이러한 조치는 북중국의 통일에 전력을 쏟고 있던 전진의 왕 부견(符堅)에게는 큰 힘이 되었다. 372년(소수림왕 2) 부견은 고구려에 답례로서 사신과 승려 순도를 파견하고 불상과 경문 등을 전해주었다. 이에 소수림왕은 전진에 사신과 토산물을 보내 답례하였고 『해동고승전(海東高僧傳)』에 따르면 순도는 뛰어난 덕행과 고상한 인품을 지녔고, 일찍부터 불교의 교화에 뜻을 두고 중국 각지를 유력하였다고 한다. 그는 주로 불교의 인과(因果)의 원리에 입각하여 인간의 행복과 불행은 자신의 행동에 따라 결정된다는 점을 일깨워주었다.
소수림왕은 고구려 최초의 사찰인 성문사(省門寺)를 세우고 순도를 머무르게 하였다. 고려 후기 일연이 지은 『삼국유사(三國遺事)』에서는 성문사가 아니라 초문사(肖門寺)라고 하였다. 한편, 순도가 고구려에 들어온 직후 동진(東晉)에서 아도(阿道)가 들어왔는데, 이불란사(伊佛蘭寺)를 지어 머무르게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