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돌석은 민중적 영웅으로서 탁월한 능력을 지녔으나, 왜적을 물리치지 못하고 비참하게 죽었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구전자료는 다양하며, 출생지인 경상북도 영덕군 축산면을 위시한 여러 지역에 전하여지고 있다. 역사적 문헌에는 기록되지 않았지만, 구비 전승되는 자료를 통하여 역사적 사실의 설화적 변용을 확인할 수 있다.
신돌석은 평범한 농가에서 태어난 농사꾼이었지만 고래산으로 나무를 하러 갔다가 천서(天書)를 얻게 되어 비범한 장수로 비약적인 변모를 하게 된다. 신돌석은 힘이 세어서 놋화로를 우그러뜨리고 바위를 공깃돌처럼 받았다 한다. 뜀뛰기를 잘하여 큰 나무나 고을의 객사를 뛰어넘기도 하였으므로 날아다닌다는 말도 들었다고 한다.
평소에도 못마땅한 일이 있으면 그대로 두지 않아, 부랑자나 도둑을 굴복시키고, 미친개를 잡아 던지고, 호랑이도 퇴치하였다 한다. 이러한 삽화는 모두 옛날이야기에 나오는 장수의 모습인데, 그것이 신돌석에게서 다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왜군과의 싸움을 두고서도 다채로운 이야기가 있다.
신돌석은 형세가 불리하여 죽을 고비가 몇 번이나 있었어도 번개같이 탈출하였다 하고, 어느 날은 손에 탄환을 맞았어도 물러서지 않고 적을 넘어뜨렸다고 하였다. 피를 흘리면서도 쓰러지지 않고, 총을 쏘아도 죽지 않는다고도 하였다. 그래서 왜군은 신돌석을 잡아오면 상을 주겠다는 술책을 써서, 결국 신돌석은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하게 되었다. 이 이야기가 특히 자세하게 전해지고 있다.
신돌석이 이종사촌이라고도 하고 외사촌이라고도 하는 친척 집에 들러 잠시 몸을 쉬려는데, 그 사람이 나쁜 마음을 품고 독주를 먹여 잠들게 하고서 신돌석의 목을 쳐서 왜군에게 가져갔다고 한다. 그러나 왜군은 신돌석을 산 채로 잡아야 상을 준다 하였고, 배신자는 배신의 대가도 받지 못하였다 한다.
신돌석의 생애는 좌절당한 민중적 영웅인 김덕령(金德齡)의 생애와도 비교된다. 신돌석의 비참한 좌절은 역적이 되어 집안을 망친다고 생각한 부모나 친척에게 태어나자마자 피살되었다는 「아기장수 이야기」, 또는 산에 불을 질러서 장수가 태어나지 못하게 되었다는 이야기와 복합되어 그 비극적인 의미가 더 깊어지기도 한다. 구비 전승이 항일 투쟁의 전설적 영웅과 결부된 좋은 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