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관상감의 안국빈(安國賓) 등 6명이 북경천문대 대장이었던 선교사 대진현(戴進賢, Kogler, I.)의 별자리표[星表, 기산점 1723년]를 사용하여 한양에서는 볼 수 없는 남쪽 하늘의 별까지 포함하여 제작한 신법천문도가 그려져 있다. 1곡을 한 폭으로 보면 높이 183. 5㎝, 너비 56㎝로 8폭 전체의 길이가 451㎝나 되는 대형이다. 법주사에 소장되어 있다.
제1폭에는 신법천문도설(新法天文圖說)이라는 제자(題字) 옆에 당시의 천문학적 지식을 510자로 설명하고, 그 왼쪽에 해와 달, 그리고 천리경(千里鏡: 지금의 망원경)으로 본 5개의 행성의 모양을 위에서부터 토성·목성·화성·금성·수성의 순서로 크기와 색깔을 달리하여 그렸다.
제2·3·4폭을 합한 세 폭에 지름이 각각 165㎝, 162.7㎝, 161㎝ 되는 대·중·소의 원이 삼중으로 그려져 있는데, 가운데 원과 안쪽 원에는 조(條)와 간(間)이 각각 180개로 되어 있어서 모든 방위를 360등분하고 있다. 따라서 조와 간 사이는 1°에 해당된다.
그리고 대원의 중심을 황도(黃道)의 북극으로 하였기 때문에 대원은 곧 황도이다. 이 대원의 상단에서 중심을 지나 하단까지 연결한 직선 중에서 상단과 중심 사이에는 90개의 눈금이 매겨져 있어 각도를 표시하고 있으며, 상단에서 23.5° 되는 점과 대원의 좌우 양끝을 잇는 반원은 적도를 표시하고 있다. 따라서 대원의 좌우 양끝, 즉 적도가 시작되는 두 점은 각각 추분점과 춘분점에 해당된다.
그러나 원의 중심과 하단을 잇는 직선 위에는 이와 같은 눈금이 없다. 대원의 중심에서 아래로 23.5° 되는 점을 새로운 중심으로 한두 개의 작은 원이 또 겹으로 그려져 있는데, 이 새로운 중심은 적도의 북극이며 두 개의 작은 원 가운데 안쪽 원의 반지름은 23.5°에 해당되고, 그 바깥 원의 반지름은 66.5°에 해당된다.
이와 같이 황도의 북극을 중심으로 하여 만든 원을 황도로 표시한 이 형태는 「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之圖)」에서 유래된 전통적인 천문도와는 그 구도가 크게 다르다. 또한, 적도의 북극을 대원의 중심으로부터 23.5° 떨어진 곳에 두고, 그 주위에 다시 두 개의 작은 원으로 북쪽의 별자리가 잘 식별되도록 한 것은 전통적인 천문도의 장점을 잘 이용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제5·6·7폭의 세 폭은 위의 제2·3·4폭과 같은 양식으로 만들어졌는데, 여기에서는 황도의 남극을 중심으로 남쪽 하늘의 별들을 수록하고 있다. 여기에도 적도가 그려져 있으나, 북쪽 하늘과는 달리 대원의 하단에서 위로 23.5° 되는 점과 대원의 좌우 양끝을 연결하는 반원으로 적도를 표시하고 있다. 따라서, 이 대원의 좌우 양끝은 북쪽 하늘과는 반대로 왼쪽 끝이 춘분점, 오른쪽 끝이 추분점이 된다.
제8폭에는 이 천문도 제작에 참여한 6명의 관상감 관원들의 직위와 이름이 기록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