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권 4책. 필사본.
저자는 당시 강원감영의 막비(幕裨 : 裨將)로 1828년(순조 28) 사은 겸 동지사(謝恩兼冬至使)의 정사(正使) 홍기섭(洪起燮)의 부름으로 부사(副使) 유정양(柳正養), 서장관(書狀官) 박종길(朴宗吉)과 함께 청나라에 다녀오면서 같은 해 10월말부터 이듬해 4월초까지 약 5개월 간의 일기를 기록하였다. 이 책은 권차가 적혀 있지 않고, 다른 사행록과는 달리 서명에 저자의 호를 붙여 일반 문집처럼 한 것이 특이하다.
첫째 권은 ‘연계기정(燕薊紀程)’이라는 제목 아래 사행 도중에 보고 느낀 것을 적은 일기이다. 먼저 날짜를 적고 날씨·지명·이수(里數)·역참(驛站)·숙참(宿站)을 기본적으로 썼다. 다음에 그 지방의 연혁·고사·고적·인심·풍속·인물·관방(關防)·산천·승경(勝景) 등을 전거를 들어 자세히 기술한 다음 자기의 의견을 첨가하기도 하였다.
둘째 권은 약 200여수의 시로서 산천·고적을 읊은 것과 종유하던 중국 사대부와 수창(酬唱)한 것이다. 당시 중국에서도 명성을 날리던 정태(丁泰)·장월(蔣鉞) 등과도 종유하였다.
셋째 권은 ‘유관잡록(留館雜錄)’이라는 제목 아래 중국 서적을 보고 느낀 점을 적은 것인데 주로 명·청대의 명인(名人)·달사(達士) 등에 대한 기담이문(奇談異聞)이다. <태화전기 太和殿記>는 궁성 안의 고적·건물에 대해 적은 것이다.
<대수암야화 大樹菴野話>는 대수암의 증명대사(證明大師)와 필담한 내용이다. <차등만록 車燈漫錄>은 연경을 왕래하며 산천·풍물을 적은 것이며, <제국 諸國>은 몽고나 회회국(回回國)에 대한 위치·연혁·풍속·산물을 적은 것이다.
넷째 권의 <응구만록 應求漫錄>은 유관(留館)하는 동안 중국 사대부들과 종유하며 경의(經義)를 토론하거나 읊은 시를 적은 것이다. 그리고 <춘수청담 春樹淸譚>은 정태의 별장인 춘수재(春樹齋)에서 중국의 명사 10여인과 조선 고금의 학문의 경향 및 풍물을 필담으로 소개한 것이다.
또 <유서관기 楡西館記>는 장월의 별장인 유서관에서 장방 등과 주고받은 필담을 모은 것이며, <난설시감 蘭雪詩龕>은 오숭량(吳崇梁)의 시감에서 정태·웅운객(熊雲客) 및 주인과 담론한 필담을 모은 것이다.
맨 끝의 ‘옥하간첩(玉河簡帖)’은 옥하관에 있을 적에 사귄 중국 사대부들과 오간 서찰 16건을 모은 것인데, 그 중에는 저자가 귀국한 다음에 주고받은 것도 있다. 이 서찰의 내용으로 보아 저자는 학문적으로 중국 사대부들에게 높이 평가받았음을 엿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