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충렬왕 때 지어진 고려가요 또는 향악곡. ≪악장가사≫·≪대악후보≫·≪악학편고≫에 실려 있다. 또한, ≪고려사≫ 악지(樂志)에는 제2장만이 발췌되어 ‘삼장(三藏)’이라는 제목으로 한역되어 전하고, ≪시용향악보≫에는 한시로 개작한 <쌍화곡>이 전한다.
이 노래의 제목인 ‘쌍화점’은 첫째 연 첫구(句)에서 따온 것으로 만두가게를 의미하며, 한역가의 제목인 ‘삼장’도 제2장 첫구에서 유래한다. 쌍화는 만두를 뜻하는 음차(音借)의 말이다. 조선시대에는 이른바 남녀상열지사(男女相悅之詞)의 대표적인 노래로 지목되기도 하였다.
이 노래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즉, 이것을 당시 유행하던 속요로 보는가 하면, ≪고려사≫의 기록에 등장하는 승지 오잠(吳潛)의 창작물, 혹은 궁중에서의 다수에 의한 합작물이라고도 한다.
그런데 당시 연락(宴樂)을 즐기는 등 방탕한 기질이 농후하던 충렬왕의 기호에 부합하기 위하여 만들어졌을 점을 감안한다면, 대체로 당시 원나라의 간섭과 왕권의 동요로 혼란스럽고 퇴폐적으로 된 사회상을 반영하는 속요를 채취하여 오잠의 무리가 왕의 기호에 맞게 손질을 가하였을 가능성이 유력시되고 있다.
이 노래는 여느 고려가요와 마찬가지로 악무(樂舞)와 더불어 연행되었을 것인데, 독특하게 이 노래의 경우는 연극적인 성격이 강하였을 가능성도 아울러 논의되고 있다. 기록에 의하면 이 노래는 남장별대(男粧別隊)에 의하여 불렸다.
이들은 수도인 개성과 전국 8도에서 차출된 여자기생들이 남자복색을 한 집단으로, 노래기생·춤기생·얼굴기생으로 나뉘었다. 이들은 1279년(충렬왕 5) 오잠의 지휘하에 왕 앞에서 이 노래를 대본으로 연희하였다는 것이다.
이러한 연희는 충렬왕의 상설무대였던 수령궁(壽寧宮)의 향각(香閣)에서 있었다고 한다. 특히, 충렬왕을 대상으로 이 연극이 행하여졌다는 점과, 충렬왕은 이미 30대에 몽고풍에 익숙한 상태였고, 그 몽고풍의 하노가 연극이었다는 점과 연관되어 이 노래가 연극의 대본이었을 가능성이 뒷받침되고 있다.
이 노래는 ≪악장가사≫와 ≪대악후보≫의 <쌍화점>은 전 4장으로 그 내용이 같으나, ≪대악후보≫의 <쌍화점>은 3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술집아비와 관련된 제4장이 없다. 노래 대상에 따라 장이 바뀌고 있는데. 곧,회회(回回)아비, 삼장사의 사주(社主), 우물의 용, 술집아비에 대한 노래로 이어진다.
제1장의 원문만을 보면 다음과 같다.
“솽화○雙花店에 솽화雙花 사라 가고신ᄃᆡᆫ/휘휘回回아비 내 손모글 주여이다/이 말ᄉᆞᆷ미 이 ○店밧싀 나명들명/다로러 거디러/죠고맛간 삿기광대 네 마리라 호리라/더러둘셩 다리러 디러 다리러 디러/다로러 거디러 다로러/긔 자리예 나도 자라 가리라/위위 다로러 거디러 다로러/긔 잔 ᄃᆡ ᄀᆞ티 더ᇝ거츠니 업다”
제1장 제1행의 “솽화○雙花店에 솽화雙花 사라 가고신ᄃᆡᆫ/휘휘回回아비” 부분을 제2장은 “삼장ᄉᆞ三藏寺애 블혀라 가고신ᄃᆡᆫ/그 뎔 샤쥬社主”로 되어있다.
제3장은 “드레 우므레 므를 길라 가고신ᄃᆡᆫ/우믓룡龍이”로, 제4장은 “술ᄑᆞᆯ 지븨 수를 사라 가고신ᄃᆡᆫ/그 짓 아비”로 각각 바꾸고, 제1장 제5행의 “삿기광대”를 제2장은 “삿기샹좌”로, 제3장은 “드레바가”로, 제4장은 “싀구비가”로 각각 바꾸고, 나머지 부분은 제1○2○3○4장이 모두 같다.
일어난 사건의 장소와 대상이 서로 다를 뿐, 사건의 성질은 모두 똑같은 성적 불륜의 것이다. 충렬왕조의 퇴폐적인 시대상을 포괄하는 노래 외적인 상황과, 이 노래 내부의 고유한 구조 사이의 관련이 밀접함은 분명하되, 그 구체적인 양상에 대해서는 좀더 연구되어야 할 것이다. <呂增東>
<쌍화점>의 음악적 내용은 ≪대악후보≫에 전하는 <쌍화점>과 ≪시용향악보≫의 <쌍화곡>은 모두 5음 음계로 구성되어 있으며 악조를 표기한 ≪시용향악보≫에 의하면 <쌍화점>의 선법(旋法)은 평조이다. 또한, 종지형은 궁(宮)에서 하오(下五)까지 순차적으로 하행으로 진행된다.
특히, 한글가사를 담은 ≪대악후보≫의 <쌍화점>과 한문가사를 가진 ≪시용향악보≫의 <쌍화곡>은 특히 사설붙임법에서 많은 차이를 보여 주는데, <쌍화점>은 일자다음식(一字多音式, melismatic style)의 사설붙임법으로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