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책 국문 필사본의 유일본으로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에 소장되어 있다. 표지에 '安彦童傳'으로 되어 있어 '안언동전'으로 알려졌으나, 본문 첫머리에는 '쥬국안은동젼'으로 표기되어 있고 주인공의 이름이 일관되게 '은동'으로 표현되고 있어 '안은동전'으로 보기도 한다. 1890년에 필사된 것으로 추정된다.
주국 시절에 안전일과 박순업이라는 두 이름난 관리가 한곳에 집을 짓고 살며 다정하게 지냈다. 자녀가 없어 걱정을 하던 이들은 명산대찰에 가서 기도하여 안전일은 아들 언동을, 박순업은 딸 금연을 낳았다. 이들은 나중에 언동과 금연을 혼인시키기로 약속하였다. 그러나 이때 황후의 동생인 강표 · 강악 형제가 정치를 마음대로 하였고, 안전일과 박순업은 이 일로 황제에게 간언(諫言)하다가 먼 곳으로 유배된다. 이에 가족들은 모두 뿔뿔이 흩어진다.
이후 언동과 금연은 각기 훌륭한 스승을 만나 병법과 무예를 익히고 신기(神技)를 전수 받는다. 남장을 한 금연은 하산하여 부모를 만나고, 세상을 피해 있던 부친의 친구인 최 어사의 딸을 취하여야 하는 곤란을 당한다. 그는 구경차 세상에 나왔다가 노왕으로 있는 원수 강표를 사로잡아 황성으로 향한다. 한편, 언동은 하산하여 무예에 능하고 천기(天機)를 읽을 줄 아는 정 소저와 인연을 이루고, 환난을 피하기 위해 중의 복색을 하고 있던 부모와 재회한다. 천기를 보고 불길하여 황성으로 향하던 언동은 강악이 꾸민 흉계에 빠져 죽게 된 대군을 구한다.
금연과 언동은 각기 황성으로 진군하다가 만나게 되며, 임금의 자리에 올라 있던 강악이 보낸 장덕 · 장금 등 5형제의 군사를 무찌른다. 두 사람은 입성하여 황제를 복위시키고, 대군을 태자의 자리에 오르게 한다.
황제는 양가의 부모를 경사로 불러 언동을 노왕에 봉한 다음, 금연 · 정 소저 · 최 소저를 부인으로 두게 한다. 그리고 안전일은 좌승상, 박순업은 우승상으로 삼는다. 최 어사는 병조참의, 정 소저의 오라비 정남은 이조참의에 올랐으며, 나라는 평안해진다.
영웅소설이 보통 그러하듯이, 이 작품에서도 가정의 고난과 국가의 위기가 동일한 적대자에 의해 수행되면서 서로 연결되어 있다. 이 작품에는 혼인 주지(主旨)가 처음부터 함께 하며, 영웅은 개인의 사랑, 가정, 국가의 문제를 함께 풀어 나가게 된다.
전체적인 구조는 「조웅전(趙雄傳)」 · 「유충렬전(劉忠烈傳)」 등과 매우 흡사하다. 적대자에 의한 가족의 이산, 고행과 수학, 위기에 처한 황제 구출, 가족의 만남과 혼인, 부귀영화 등의 모티프가 동일하게 전개된다. 그러나 「조웅전」에서는 혼인담이 사건으로 전개되면서 하나의 삽화로 구조화되는 데 비하여, 「안언동전」에서는 혼인 그 자체에 대한 위기 해결이 전체 구조와 일치, 병행한다는 점에서 두 작품은 차이가 있다. 또한 「유충렬전」에는 혼인담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 작품과 차이가 있다. 더불어 이 작품은 서사 구조와 여성 주인공의 인물 형상 등에서 「황운전(黃雲傳)」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기도 한다.
한편, 「조웅전」이나 「유충렬전」, 「황운전」 등이 당쟁기의 정치적 현실을 반영했다면, 이 작품은 조선 후기 세도 정치기의 역사적 현실을 직접적으로 반영한 작품으로 평가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