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문본. ‘유충렬전(柳忠烈傳)’·‘유충렬전(兪忠烈傳)’등의 이명이 있다. 필사본·목판본·활자본으로 간행되어 50여 가지의 이본이 있다.
명나라 영종연간(또는 홍치연간)에 정언주부의 벼슬을 하고 있던 유심은 늦도록 자식이 없다. 한탄하다가 남악형산에 치성을 드리고 신이한 태몽을 꾼 뒤, 귀하게 아들을 얻어 충렬이라 이름을 짓고 키운다.
이 때 조정의 신하들 중에 역심(逆心)을 품은 정한담·최일귀 등이 옥관도사의 도움을 받아 정적(政敵)인 유심을 모함하여 귀양 보내고, 유심의 집에 불을 놓아 충렬 모자마저 살해하려 한다.
그러나 충렬은 천우신조로 정한담의 마수에서 벗어나 많은 고난을 겪고 퇴재상 강희주를 만나 사위가 된다. 강희주는 유심을 구하려고 상소를 올렸으나 정한담의 모함을 입어 귀양을 가게 되고, 강희주의 가족은 난을 피하여 모두 흩어진다. 충렬은 강낭자와 이별하고 백용사의 노승을 만나 무예를 배우며 때를 기다린다.
이 때 남적과 북적이 반기를 들고 명나라에 쳐들어오자 정한담은 자원 출전하여 남적에게 항복하고, 남적의 선봉장이 되어 천자를 공격한다. 정한담에게 여러 번 패한 천자가 항복하려 할 즈음, 충렬이 등장하여 남적의 선봉 정문걸을 죽이고 천자를 구출한다.
충렬은 홀로 반란군을 쳐부수고 정한담을 사로잡는다. 호왕에게 잡혀간 황후·태후·태자를 구출하였으며, 유배지에서 고생하던 아버지 유심과 장인 강희주를 구하여 개선한다. 또한, 이별하였던 어머니와 아내를 찾고, 정한담 일파를 물리친 뒤 높은 벼슬에 올라서 부귀영화를 누린다.
필사본으로는 국립중앙도서관에 소장된 세 본 이외에 여러 이본이 있다. 3권 1질의 한글 행서체 「유충렬전(劉忠烈傳)」과 1권 1질의 국한문 혼용체 「유충렬전(柳忠烈傳)」, 2권 1질의 한글 행서체에 한자를 간간이 삽입한 「유충렬젼」이 국립중앙도서관에 있는 이본들이다.
서울대학교 가람문고에 2권 1질의 한글 행서체 「유충렬전(劉忠烈傳)」이 있으며, 고려대학교 도서관에 1권 1질의 이두체 「유충렬전(劉忠烈傳)」이 있다. 그 밖에 단국대학교 율곡기념도서관 나손문고(舊 金東旭 소장본)에 한글 필사본으로 일곱 개의 본이 있다.
나손문고본은 단권 「유충렬젼」, 상하 합권의 「유츙열젼」, 상하 2권의 「유충렬전(劉忠烈傳)」, 하권만 있는 「유충렬전(兪忠烈傳)」과 「뉴충열젼」·「유충열전(劉忠烈傳)」, 그리고 상권이라고 되어 있지만 실제는 1권 1질인 「유충렬젼」이 있다.
목판본으로는 서강대학교 도서관에 상하 합권으로 된 완판본 「유충렬젼」과, 상권이 낙질된 「유충렬젼」 하권이 있다. 서울대학교 도서관에는 상하 합권으로 된 완판본 「유충렬젼」과 국립중앙도서관 소장의 상하 합권으로 된 완판본 「유충렬젼」 2종이 있다.
활자본으로는 덕흥서림본·대창서원본(大昌書院本)·세창서관본의 세 가지가 있는데, 모두 단권으로 되어 있으며 판수에 따라서 면수가 다르다. 이상과 같이 「유충렬전」의 판본이 많고, 활자본의 중판 횟수가 20여회가 넘는 것은 이 소설이 많은 독자를 확보하고 있었음을 말해준다.
이 작품은 영웅의 일생을 소설로 엮은 전형적인 군담소설이다. 작품의 전개는 주인공의 신이한 출생, 성장과정에서의 시련과 극복, 그리고 영웅적 투쟁과 화려한 승리로 이어져 있다.
주인공의 극단적인 하락과 공명의 극으로의 상승을 통해서 인간의 영고성쇠의 삶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또한, 「유충렬전」은 충신과 간신의 대립을 통하여 조선조 중세 질서 속에서 충신상을 표현한 작품이다.
그러나 무능한 왕권에 대한 규탄과 역경에 처한 왕가의 비굴성이 나타나고 있어, 권좌에서 실세한 계층이 다시 권력을 잡고자 하는 꿈을 투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두 번에 걸쳐 호국을 정벌하고 호왕을 살육한다는 점에서, 병자호란 이후 호국 청나라에 대한 강한 민족적 적개심을 표현한 작품이기도 하다.
저작연대는 확정할 수 없다. 오늘날 전하는 판본은 모두 19세기 이후에 이루어진 것이지만, 정한담을 생포하는 과정과 유충렬이 강낭자와 결연하는 과정이 중국소설 「설인귀전」과 일치하고 있다는 점에서 18세기 후반기 이후에 창작된 소설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