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천강 북안의 박천평야(博川平野)와 합하여 안주·박천평야라고도 한다.
안주평야의 경계를 확실히 구분하기는 어려우나 대체로 동쪽은 자모산맥(慈母山脈)을 경계로 대동강유역과 분리되며, 남쪽은 평원군 어파현(魚波峴)의 이북으로 안주군과 평원군 북부, 즉 청천강 하류 및 황해안에 이르는 지역을 포함한다.
안주평야의 여러 강이 청천강으로 흘러들고 있다. 안주 동쪽의 합탄강(合灘江)과 안주 북쪽에서 청천강과 합류하는 신천(信川) 유역의 범람원이 넓은 편이다.
신안주(新安州)와 대교천(大橋川) 일대의 범람원은 해안 평야로 이어진다.
그러나 안주평야의 대부분은 산지가 침식되어 낮아진 침식평야로서 서상봉(西上峰, 513m)·마두산(馬頭山, 536m)·상산(上山, 528m)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100m 이하의 낮은 파랑상의 평야이다.
지층은 선캄브리아기의 변성퇴적암(變成堆積岩)으로 되어 있으며, 안주탄전이 있는 서북부만 제3기층이 점상(點狀)으로 분포하고 있다.
기후는 해안에 위치하여 평안남도 내륙 지방에 비하면 온화한 편이나 한서의 차가 심한 대륙성기후이다. 연평균기온은 9℃ 내외이나 겨울에는 한랭한 북서계절풍이 낮은 평야 지대로 불어닥쳐 몹시 춥다. 반대로 여름에는 남부 지방에 못지 않은 더위를 나타낸다.
주요 도시인 안주는 1월 평균기온 -11.1℃, 8월 평균기온 25.1℃, 연평균기온 8.9℃를 나타내고 있다. 연강수량은 800∼900mm로 적은 편이며 특히 5, 6월에 비가 적다. 이에 따라 청천강 이남의 파랑상 구릉지의 논과 밭에서 격년으로 밀·조·콩·팥·메밀 등의 잡곡을 교대로 경작하는 독특한 내한농업(耐旱農業)이 발달하였고 벼농사도 육도(陸稻)를 중심으로 경작하였다.
그 뒤 수리시설의 발달로 수도(水稻)의 재배가 증가되면서 북한 지방의 곡창을 이루게 되었으며, 면화 재배와 양잠 등도 성하며 또 사과는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지하자원으로는 서북부의 안주탄전이 있어 양질의 갈탄을 생산한다.
안주평야의 중앙을 경의선(京義線)과 국도가 남북으로 종관하고 있으며, 평안남도와 평안북도의 내륙 지방과는 개천선으로 연결되어 교통이 편리하다. 안주평야의 주요 도시로는 의주공로(義州公路)의 성읍(城邑)인 안주, 경의선 개통으로 발달한 신안주, 지방 중심지인 숙천 등이 있다.
안주는 평양에 이어 정치·경제의 중심지였으나 경의선이 신안주를 통과하게 되자 그 세력을 빼앗겨 발달이 정체되었다.
그러나 석유화학공업의 발달로 다시 활기를 띠었다. 신안주는 경의선과 개천선의 분기점으로 급속히 발전하였으며 숙천은 안주와 같이 고구려 때부터 있었던 고읍으로 1416년(태종 16)에 도호부(都護府)가 설치되었던 지방 중심지이다.
안주평야는 북으로 박천평야, 남으로 평양평야로 연속되는 관서 지방의 대평야 지대로 청천강과 서한만에 접해 있어 산업과 교통의 일익을 담당하는 중요한 평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