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명은 ‘Der Yalu Flieβt’ 이다. 1946년 독일 뮌헨 피퍼(Piper)사에서 출판하였다. 독일어로 된 이 소설은 1954년 영역판으로 영국에서 출간되었으며, 1956년 미국에서도 출간되었다. 우리나라에는 1959년 전혜린(田惠麟)에 의하여 처음 번역되었다.
이 작품은 작가의 유년시절부터 독일 유학에 이르기까지의 체험을 회상 형식으로 서술한 자전소설이다. 근대화에서 식민지시대에 이르는 역사적인 변혁기를 배경으로 작가의 소년시절·가족관계·교우관계·학교생활을 비롯하여, 정신적이며 실제적인 관심사들을 서술하고 있다.
사촌들과 함께 보낸 어린 시절, 서당에서 한 한문 공부, 자연을 통하여 동양사상을 가르쳐준 아버지, 서양 학문으로 유도해준 친구들, 서울 유학과 식민지 학생으로서의 암울함, 3·1운동과 낙향을 서술하고 있다. 그리고 상해(上海) 망명과 독일 유학, 고국과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등이 매우 서정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역사적인 사건과 자신의 성장 과정을 교체하는 서술 방법으로 전통과 변화, 동양과 서양의 가치기준이 혼합된 시대상황 속에서 동양적인 감성과 서양의 과학적인 이성을 지닌 하나의 인간으로 성숙하여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작가 개인의 성장 과정을 중심으로 한국의 전통적·역사적인 배경에 신문명의 유입과 유럽 세계와의 접촉을 조명하고 있다.
문체의 탁월함이 인정되어 한때 최우수 독문 소설로 선정된 바 있으며, 독일교과서에 실려 지속적으로 애독되고 있다. 「그래도 압록강은 흐른다」는 「압록강은 흐른다」의 속편으로 유고(遺稿)로 발견되었는데, 작가가 독일 문화권에 들어가 투병하면서 대학 생활을 해나가는 모습을 서술한 것이다.
이 작품의 문학적인 가치는 간결하고 유려한 문체로 한국인의 생활과 사상을 세밀하게 묘사함으로써, 한국의 정신문화와 동양사상을 서구에 알리는 데 중요한 구실을 하였다는 점이다. 윤리와 도덕, 자연관과 종교관, 예술과 명절 풍속, 그리고 소작제도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문화와 제도를 폭넓게 표현해냄으로써 한국과 동양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