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권 3책. 필사본. 고려대학교 도서관에 있다.
권1∼3에 764수의 시가 수록되어 있다.
권1에는 「도홍주상전촌중효계(到洪州上田村中曉鷄)」 등 병자호란 이후 피폐된 정경을 그린 시가 많다. 「남한즉사삼수(南漢卽事三首)」는 저자가 예조참의로서 남한산성에 호종(扈從)하여 당시 화전 양론이 대립하며 절박하였던 사정을 시로 읊은 것이다.
그밖에 「노상(路上)」·「난후송우귀향(亂後送友歸鄕)」·「도영광(到靈光)」 등도 이러한 사정을 묘사한 시이다. 「통신사임자정별장(通信使任子靜別章)」은 1636년(인조 14) 통신사로 일본에 다녀온 임광(任絖)의 공적을 기린 글이다.
권2는 그가 부사로서 청나라에 왕래하면서 머무르던 각 관(館), 만난 인물과 사건, 그리고 수행한 상사(上使)와 주고받은 시가 주된 내용이다. 「청장호행(淸將護行)」은 청나라 장수가 사신행렬을 호위해준 사실을 읊은 것이고, 「엽부(獵夫)」는 도중에 만난 벽안(碧眼)의 사냥꾼을 그린 작품이다.
「애피로인(哀被虜人)」에서는 호란 당시 청나라에 피로되었던 사람의 자녀들이 말을 가로막고 슬퍼하는 것에 눈물을 흘리며 만금(萬金)을 주고라도 이들을 귀국시켜야 할 것이라고 하였다.
권3에도 사행으로 청나라에 다녀오는 동안에 지어진 시들이 많다. 「만관(灣館)」이나 「대로수창유협행구점시서장(大路水漲由峽行口占示書狀)」 등이 있다. 그밖에 「신독재김집만(愼獨齋金集挽)」·「완남부원군만(完南府院君挽)」 등 만시도 다수 수록되어 있다.
이 시집은 현직을 두루 거치고 호란 때 호종하였으며 청나라에 사신으로 다녀왔던 작자가 자신의 직무수행과 관련하여 지은 시가 많아 당시의 사정을 살펴볼 수 있는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