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천자유(泉子遊)’. 연개소문의 할아버지이다. 증손자인 연남생(淵男生)의 묘지에는 그의 성씨를 ‘천(泉)’이라 하였는데, 이는 ‘연(淵)’이 당 고조의 이름인 이연(李淵)과 같으므로 이를 피하기 위해 개칭한 것으로 보인다.
그의 시조는 물(水中)에서 태어났다고 하는데, 이는 정천(井泉)신앙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연(淵)이란 성도 이 시조설화와 관련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이러한 수신(水神)신앙은 동부여의 금와왕(金蝸王)설화에도 나타나는 바, 연씨가문의 출자를 동부여계통으로 보기도 한다.
천남생묘지에 의하면 자유는 최고위 관직인 막리지(莫離支)를 역임하며 국정을 장악하였다고 한다. 특히 가계(家系)의 기록을 자유로부터 밝히고 있는 것을 보면, 대개 그의 대에 연씨 가문이 크게 융성하기 시작한 것으로 짐작된다.
그의 아들 태조(太祚) 역시 막리지 벼슬을 하였으며, 손자 연개소문(淵蓋蘇文)은 정변을 일으킨 뒤 태막리지로서 절대적 권력을 행사하는 등, 자유 이래 연씨가문은 고구려 말기의 최고의 귀족가문으로 군림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