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1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원래 옛 절터에 쓰러져 있던 것을 1942년에 주봉조사(朱奉祖師)가 지금의 대웅전 앞으로 옮겨 세웠다고 한다. 장대석 4, 5개씩을 한 변으로 삼고 석단을 구축한 위에 건립하였는데, 현재의 사찰 방향을 따라 동향을 취하고 있다.
높이 3.15m인 이 석탑은 신라식 일반형으로 2층 기단 위에 3층의 탑신을 봉안하였다. 지대석은 따로 없으며 하층 기단 면석 하단에 굽을 둘러 통식(通式)의 각형(角形) 받침을 삼았고, 면석은 4매석으로 이루어졌는데 각 면에는 3구씩의 세장(細長)한 안상(眼象)이 조각되었다.
하층기단 갑석도 4매석으로 결구(結構)하였는데 상면의 모서리에는 각기 합각(合閣)이 표시되었고, 특히 상단부에 반전(反轉)의 표현이 있어 주목된다. 상면 중심에는 큼직한 4분원(四分圓)의 몰딩(moulding: 테두리장식)과 각형의 낮은 받침을 마련하여 상층 기단을 받치고 있다.
상층 기단 면석은 널찍한 판석(板石)을 각 면에 1매씩을 세워 4매석으로 조립하였고, 각 면에는 우주(隅柱)나 탱주(撑柱)가 없으며 우주 부분까지 꽉 차도록 전면에 1구씩의 큼직한 안상을 오목새김하였는데 정교한 각 안상의 수법이 주목된다. 그러나 1942년 현재 위치로 옮겨 세울 때 상층 기단 면석의 위치를 거꾸로 배치하여 현재 안상의 모양도 뒤집혀 있다.
상층 갑석은 1매석으로 조성되었는데 하면에 부연(副椽)이 있으며 상면의 네 귀퉁이 부분은 하층 갑석 상면과 같이 합각이 뚜렷하다. 상면 중앙에는 원호(圓弧)의 몰딩과 높직한 각형 받침을 각출하여 탑신부를 받치고 있다.
탑신부는 탑신석(塔身石)·옥개석(屋蓋石)이 각각 한 돌이며, 각 탑신은 양 우주가 정연하게 각출되고 초층에만은 1면에 문비(門扉)가 새겨졌는데, 장방형으로서 두 줄의 융기선(隆起線)으로 표시하였다. 그리고 내면은 중앙에 세로선을 오목새김하여 양쪽의 문짝을 표현하고 있으며, 상부에는 양면에 걸쳐 큼직한 자물쇠 하나가 돋을새김되었고, 그 밑으로 양쪽에 한 개씩의 둥근 문고리가 조각되어 있다.
각 층의 옥개석은 받침이 4단씩이고 처마에는 낙수(落水)홈이 정연하게 오목새김되었으며, 정면(頂面) 중앙에 각형으로 1단씩의 받침을 각출하여 그 위의 탑신을 받치고 있다.
낙수면은 평박하고 4면의 합각이 뚜렷한데 각 귀퉁이에 곡선이 있어서 다른 탑에 비하여 융기된 인상을 주며, 아울러 네 모서리의 전각(轉角)에는 반전이 심하게 나타나 있다. 그리고 각 전각에는 중심부와 좌우 양면에 각 1개씩 도합 3개의 풍경공(風磬孔)이 뚫어져 있는데 그 유품은 하나도 없다.
3층 옥개석 윗면에는 각형 1단의 노반(露盤)받침이 각출되고 그 중심에 지름 7.5㎝, 깊이 8㎝의 둥근 찰주공이 있다. 상륜부는 각각 한 돌로 된 앙화(仰花)·보륜(寶輪)·보개(寶蓋)와 수연(水煙: 탑의 구륜 윗부분에 불꽃 모양으로 만든 장식) 등이 남아 있으나, 노반은 없어졌다.
앙화는 방형(方形) 통식으로서 하면에 각형의 받침이 있고, 상면의 가장자리에는 복엽(複葉)의 입상형(立狀形) 앙련이 조각되고, 중앙에 찰주공이 관통되어 있는데 연판은 각 변 중앙에 1판, 그리고 네 귀에 1판씩으로 도합 8판을 배치하였다. 보륜은 일반적 양식의 원형으로서 중앙에 찰주공이 관통되어 있고, 측면에는 8판의 복엽연화문이 조식되었는데, 각 판내에는 장식문양의 흔적이 뚜렷하게 남아 있다. 보개는 8각으로 각 처마가 유려하게 곡선을 이루었고 전각의 반전도 심하여 잘 어울리며, 그 상단에는 산(山)형의 귀꽃이 조각되었는데, 귀꽃의 상부는 곧 낙수면의 각 합각과 연결되었고, 그 상부 중앙에는 찰주공이 관통되었다.
수연은 十자로 된 각 면에 유려한 화염문(火焰文)이 조각되고, 정상의 중심에 찰주공이 관통되었는데 전체의 형태는 일반적인 양식을 따라 구형(球形)을 이루었다. 이 석탑은 기단과 탑신부의 양식수법으로 보아, 통일신라 말기인 9세기 말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석탑은 기단부에 새겨진 안상이 독특하며, 1층 탑신에 새겨진 자물통과 문고리가 표현된 문비의 조각이 특징적이며 탑신에 비해 넓게 조성된 지붕돌 등에서 9세기 석탑 양식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 석탑은 노반을 제외한 상륜부의 부재가 모두 보존되어 전하는 귀중한 탑으로, 통일신라 하대 탑 중 우수한 석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