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검협전 ()

목차
관련 정보
한문학
작품
조선 후기 김조순(金祖淳)이 쓴 한문소설.
내용 요약

「오대검협전」은 조선 후기 김조순이 쓴 한문 소설이다. 김려가 만든 『담정총서』에 수록된 김조순의 『고향옥소사』에 전한다. 김조순이 쓴 「오대검협전」은 사마천의 「자객열전」, 당나라 전기소설 「위십일랑」, 「홍선전?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주인공인 오대산의 검협은 풍수 사상을 지닌 채로 세상에 묻혀 사는 신선적 성격과 협사적 성격을 지닌 인물이었다. 「오대검협전」은 풍문으로 전하여 들은 소재에 작자의 상상력이 가미된 이야기의 허구적 구성 방식을 보이고 있다. 입전 대상과 그를 서술하는 방법면에서 「오대검협전」은 조선 후기 전양식의 흐름을 살피는 데에 좋은 자료이다.

목차
정의
조선 후기 김조순(金祖淳)이 쓴 한문소설.
내용

김조순(金祖淳)이 쓴 한문소설. 김려(金鑢)가 자신과 주위 문인들의 글을 교열하여 만든 『담정총서(藫庭叢書)』 중에 수록한 김조순의 『고향옥소사(古香屋小史)』에 전한다.

조선시대 영조 때에 서울에 서생(徐生)이라는 사람이 풍수의 방술을 몹시 좋아하여 일찍이 오대산에 가서 놀면서 용맥(龍脈)이 거듭된 곳을 찾다가 날이 저물자 길을 잃게 되었다. 동서를 분간하지 못하여 어쩔 줄을 몰랐다. 그러다가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등불을 보고 한 초암(草菴)을 찾았다.

그 초암에 사는 청년은 나이가 서른 남짓하고 모습이 빼어나며 용렬한 태도가 없었다. 방안에는 서가에 책이 가득히 꽂혀 있었다. 성명을 묻자 그는 대답은 하지 않고 다만 그 산중에서 본 것과 국내 산천 풍수에 대하여 상세히 묻기만 하였다. 밤이 삼경쯤 되자 그는 서생에게 먼저 자도록 권하고는 낭랑하게 글을 읽었다.

서생이 잠을 자다가 우연히 깨어 살펴보니, 주인은 꼿꼿이 앉아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별안간 밖에서 무슨 소리가 들려왔다. 누군가가 들어와서는 주인에게 어디론가 가자고 하였다. 두 사람은 비수 두 자루와 보자기에 쌌던 푸른 옷과 누런 옷을 각각 내어 입고는 어디론가 사라졌다. 서생이 일어나 서가의 책을 뽑아보니 검서(劒書)가 많아 그제야 그가 검협(劒俠)인 줄을 알았다.

닭이 울 무렵에 문밖에서 소리가 들리자마자 두 사람은 금방 방안에 들어와 앉았다. 두 사람은 비수를 땅에 던지고는 깔깔대고 나서 얼마 지나서는 눈물을 흘렸다. 이윽고 한 사람이 나가자 주인은 그제야 행장을 정리하고 서생이 짐짓 자는 척하는 것을 모두 아는 듯이 흔들어 깨웠다.

서생이 일어나 내력을 물었다. 주인은 아까 나간 사람과 다른 또 한 사람과 자기가 한 스승에게 배웠다. 하나가 죄없이 피살되었다. 그래서 둘이 원수를 갚으려 하였으나 10여 년이 되도록 기회를 얻지 못하다가 오늘 비로소 가서 죽이고 온 것이라고 하였다.

주인은 방술이 아무리 용해도 하늘의 뜻에 앞설 수 없어서 기다리다가 오늘 밤 모시(某時)는 그가 큰 액운을 만난 때이므로 죽였다는 것과 사람을 죽이는 방법은 바람으로 화하여 사람의 아홉 구멍으로 스며들어 바깥 껍질은 상하지 않게 하고 그 뼈와 창자를 잘게 부수고 끊는 것이라고 말하였다. 죽은 자는 영남 모처에 사는 부자 모인(某人)이라고 하였다.

서생이 그의 방술을 실제로 한번 보기를 원하였다. 주인은 닭털이 가득한 농에 들어가 칼을 휘두르니 그는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한 줄기 흰 기운이 온 집을 에워쌌다. 서생이 그 모양에 정신을 잃었다가 다시 살펴보니 수많은 닭털이 모두 중간이 끊어져 있었다. 서생이 지금까지 자신이 배웠던 것을 버리고 그에게 배우겠다고 하였다. 그는 이러한 것은 사람마다 모두 배울 것이 아니다. 당신의 골상을 보니 비록 배우더라도 이루지 못할 것이라며 만류하였다. 이튿날 헤어질 때에 주인은 어젯밤에 본 일을 세상에 알리지 말라고 경계하였다.

서생은 집으로 곧장 돌아오지 않고 검협이 말한 그 고을을 찾아가 보았다. 부자 모인은 검협이 말한 것과 같이 죽어 있었다. 서생은 이 일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나이가 늙자 비로소 이 일을 그의 친척에게 말하였다고 한다.

「오대검협전」은 작자 김조순이 어린 시절에 태사공(太史公 : 사마천)의 자객열전을 읽었고, 당나라 주1 중의 · 「위십일랑(韋十一娘)」 · 주2 등을 읽었다고 언급하고 있다. 그러므로 앞 소설들과의 영향관계를 설정할 수 있다. 「오대검협전」의 주인공인 오대검협은 당시 민간에서 유행하던 풍수사상을 지닌 채로 세상에 묻혀 사는 신선적인 성격을 지닌다. 그리고 협사(俠士)로서의 성격을 아울러 지녔음을 보여 준다.

「오대검협전」은 기법면에서 일정하게 발전된 모습을 묘사한다. 작품의 도입부에서 전개부까지는 작자가 직접 본 것처럼 기술하다가 논찬부에 와서, 작자 김조순은 서생을 알지도 못하고 직접 그에게 들은 것도 아니며 서생 또한 남에게 이야기하지 않고 늙어서야 비로소 친척에게 이야기하였다고 하였다. 풍문으로 전하여 들은 소재에 작자의 상상력이 가미된 이야기의 허구적 구성을 살펴볼 수 있다. 따라서, 입전(立傳) 대상과 그를 서술하는 방법면에서 이 작품은 조선 후기 전양식의 흐름을 살피는 데에 좋은 자료가 된다.

참고문헌

『이조한문소설선』(이가원, 민중서관, 1961)
주석
주1

중국 당나라 때 발생한 문어체 소설. 대체로 귀신과 인연을 맺거나 용궁에 가 보는 것과 같은 기괴하고 신기한 일을 내용으로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김시습의 ≪금오신화≫에 실려 있는 다섯 작품이 여기에 속한다. 우리말샘

주2

중국의 당나라 때 쓰여진 전기 소설. 주인공은 노주 절도사(潞州節度使) 설숭(薛嵩)의 하녀인 홍선으로, 주인을 위기에서 구하는 내용이다. 우리말샘

• 본 항목의 내용은 관계 분야 전문가의 추천을 거쳐 선정된 집필자의 학술적 견해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공공저작물로서 공공누리 제도에 따라 이용 가능합니다. 백과사전 내용 중 글을 인용하고자 할 때는 '[출처: 항목명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과 같이 출처 표기를 하여야 합니다.

• 단, 미디어 자료는 자유 이용 가능한 자료에 개별적으로 공공누리 표시를 부착하고 있으므로, 이를 확인하신 후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미디어ID
저작권
촬영지
주제어
사진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