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에 지어진 작자 미상의 가사. 『경세설(警世說)』과 『초당문답가(草堂問答歌)』에 13편의 가사 중 하나로 실려 전한다. 이 작품은 제목에 드러나 있듯이 어리석은 사나이[愚夫]의 행적을 다루고 있다.
어리석은 사나이로는 ‘개똥이’ · ‘꼼생원’ · ‘꽁생원’ 세 사람이 등장하는데, 이에 따라 작품을 크게 세 단락으로 나눌 수 있다. 그 가운데에서 개똥이의 행적이 작품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이 작품의 핵심을 이룬다.
나머지 꼼생원과 꽁생원의 행적은 개똥이와 동질적이어서 개똥이의 행적에 대한 부연과 확대 또는 연장선에서 이해할 수 있다. 개똥이의 행적부분을 살펴보면 이 부분은 다시 전반과 중반 · 후반의 세 단락으로 나누어볼 수 있다.
전반의 모티프는 부모덕에 재산이 많았는데 절제하지 않고 함부로 탕진하였다는 것이고, 중반의 모티프는 살아가기 위하여 돈을 벌겠다고 무슨 짓이든지 가리지 않고 하였다는 것이다. 후반의 모티프는 돈벌이도 할 수 없게 되고 사람노릇도 할 수 없는 비렁뱅이신세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세 가지 모티프는 유교적 규범을 저버린 망나니의 말로가 어떻게 되는가를 점강적(漸降的)인 구성으로 보여주고 있다.
즉, 처음에 개똥이는 명문가의 종손으로 태어나서 부모덕에 호의호식하며 부러울 것이 없었다. 그러나 재산이 있을 때에는 절제하고 삼가야 하는 것이 마땅한 도리인데, 이러한 도리를 저버린 대가로 재산을 모두 날리고 가난뱅이가 되었다는 것이 전반의 요지이다.
가난하게 된 개똥이는 이에 그치지 않았다. 재산이 없으면 없는 대로 분수에 맞게 지내야 하는 것이 마땅한 도리인데, 이러한 도리도 저버렸기에 더욱 비참한 비렁뱅이꼴이 되지 않을 수 없었다. 이것이 중반부의 요지이다.
비렁뱅이꼴이 된 개똥이는 명문가의 후손이라는 사회적 체면도 저버리고 ‘옆걸음질병신’ 같이 남의 문전에 걸식하며 실제로 밥을 얻으러 다니는 극단적인 상황에 이르렀다는 것이 후반부의 요지이다.
이와 같은 작품구성에서 작자는 개똥이의 비참한 말로를 통하여 자기의 분수를 지키면서 살아가고 헛된 욕심은 내지 말아야 한다는 유교적 규범을 보이고 있다.
즉, 개똥이와 같은 망나니짓을 하는 자를 경계하지 않으면 세상은 더욱 그릇되어 간다는 교훈적 의도를 뚜렷이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사실로 미루어 이 작품은 계녀가사(誡女歌辭)에 부응하는 일면을 가지고 있다.
한편, 이 가사에서 개똥이의 거침없는 행동, 상식을 벗어난 파격적인 행위를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음은 이 작품이 단순히 유교적 규범을 교훈하자는 의도 외에도 숨은 주제가 따로 존재할 수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여기에서 숨은 주제는 반어적 표현을 통하여 드러나 있으므로, 작자의 의도나 표면에 강조된 주제와는 반대방향으로 나간다고 볼 수 있다. 표면의 주제와는 달리 봉건적 이념이나 규범을 개똥이의 생생한 부정적 행위를 통하여 파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