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국어의 ‘믈[水], 블[火], 플[草], ᄲᅳᆯ[角]’ 등이 근대국어, 특히 17세기 말엽 이후로 ‘물, 불, 풀, ᄲᅮᆯ(뿔)’ 등으로 원순모음화의 적용을 받았다.
중세국어에서는 ‘믈[水]’과 ‘물[群]’처럼 양순음 아래에서 ‘ㅡ’와 ‘ㅜ’가 대립하였는데, 이 원순모음화가 일어난 이후로는 그러한 대립이 없어지고 ‘무, 부, 푸, 뿌’로 통일되었다. 현대국어에서 ‘므, 브, 프, 쁘’ 등이 한 단어 안에서 보이지 않는 것은 바로 원순모음화의 결과이다.
‘푸다’를 ‘푸고, 푸지, 푸면, 퍼, 퍼라’ 등의 활용 때문에 흔히‘우-변칙활용용언’이라 하는 것은 ‘프고, 프디, 프면, 퍼, 퍼라’ 등의 활용형식에서 ‘프―>푸―’의 원순모음화가 실현된 결과에서 온 것이다.
이러한 원순모음화는 ‘ㅡ’와 ‘ㅜ’가 원순성에 의한 대립의 짝을 이루고 있어서 원순적 기능을 지닌 양순음에 의하여 비원순모음 ‘ㅡ’가 원순모음 ‘ㅜ’로 바뀐 것이므로 일종의 동화(同化)인 것이다.
현대맞춤법으로는 ‘아프다, 고프다, 기쁘다, 바쁘다’ 등과 같이 ‘―프―, ―쁘―’가 존재하지만 이들도 구어(口語)에서는 ‘푸다, 퍼’와 같이 ‘아푸다, 아파’ 등으로 실현되고 있다.
용언활용의 경우에는 ‘남+은→나믄∼나문, 입+은→이븐∼이분, 깊+은→기픈∼기푼’ 등과 같이 수의적으로 원순모음화가 실현되는데, 이때에는 약한 원순성을 띤다. 이상의 ‘ㅡ>ㅜ’로의 원순모음화는 전국적으로 일어난 현상이다.
양순음 다음에서 비원순모음인 ‘ · ’가 그와 대립의 짝이었던 원순모음 ‘ㅗ’로 바뀐 또 하나의 원순모음화가 방언에서 일어나기도 하였다.
역사적으로 보아 ‘ᄆᆞ[馬], ᄆᆞᆰ다[淸], ᄇᆞᆲ다[踏], ᄇᆞᆯ(ㅎ)(臂), ᄲᆞᆯ다[吸], ᄑᆞᆺ(○)[小豆]’ 등이 여러 남부방언(서남방언 및 동남방언의 여러 하위방언)에서 ‘몰, 몱다, 볿다, 폴, 뽈다, 폿’ 등에 대응되는 것이 바로 그 예들이다.
‘ · ’는 대부분의 방언에서는 제1음절에서 ‘ㅏ’와 흔히 합류되었는데, ‘ · ’의 원순모음화를 입은 방언에서는 이 원순모음화가 먼저 일어나 ‘ㅗ’로 굳어진 다음에야 나머지 ‘ · ’가 ‘ㅏ’로 합류된 것이다.
‘ · ’의 원순모음화는 어휘에 따라 그 분포가 다른데, ‘ᄑᆞ리>포리, ᄑᆞᆺ>폿’ 등이 가장 넓은 분포를 가진 예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