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대전광역시 무형문화재(현, 무형유산)로 지정되었다. 농사를 짓던 시절에는 해마다 음력 동짓달에 길일(吉日)을 택하여 마을 뒷 편 둔덕에 있는 산신당에서 산제를 지냈다. 처음에는 소나무 아래에서 산제를 모셨으나, 그후에 산제당을 건립하였다.
넓고 평탄한 농경지만 펼쳐져 있는 마을로, 산신당이 있는 둔덕은 가장 높은 곳이었다. 그리고 이 둔덕은 대전의 진산(鎭山)처럼 여겨지는 보문산의 주령(主嶺)과 직접 연결된다. 따라서 산제당에는 노송(老松) 아래에 지팡이를 짚고 있는 백발노인과 그 시종으로 보이는 호랑이를 그린 산신도를 모시고 있다. 백발노인은 보문산신이다.
한편 음력 정월 열 나흗날에는 마을 입구의 선돌형 장승에 거리제를 지냈다. 그러나 도시화에 따른 급격한 변화를 통하여 산제와 거리제도 많이 변모하였다. 우선 마을 자체가 완전히 시가지로 바뀌어서 마을공동체의 분위기는 전혀 없어졌고, 따라서 주민들의 자발적 의지에서보다는 산신제보존회가 전통문화보존의 차원에서 산제를 주관하는 형편이다.
제일(祭日)도 음력 동짓달 초사흗날로 고정하였고, 시간도 자정이 불편하다 하여 초저녁에 지낸다. 산신당도 지금은 주택가의 평평한 대지 위에 자리하고 있어서 예전의 모습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선돌형 장승도 대로변에 있다가 최근에 동사무소 마당으로 옮겼다. 현재 산신제는 산신제보존회에서 주관한다.
보존회는 마을의 유향계 회원이 운영하는데, 이들 중에 생기복덕(生氣福德)을 가려 제관(祭官) · 축관(祝官) · 집사(執事) 3명을 선정한다. 제의 절차는 일반 가정의 제사와 유사하다. 제물을 진설하고 분향하여 강신(降神)한 다음 재배(再拜)하고, 초헌 후에 독축을 하고 아헌(亞獻)과 종헌을 올리며, 이어서 첨작(添酌)을 하고 소지를 태운다. 그 밖의 사항은 일반 마을의 제의와 비슷하다.
유천동은 대전지역에서 가장 전형적인 산제와 거리제를 모시는 한 마을이다. 음력 동짓달에는 추수감사제의 성격으로 상당제(上堂祭)인 산신제를 모시고, 음력 정초에는 신년제(新年祭)로서 거리제를 치른다. 한국의 중부지역에서 흔히 보여지는 마을신앙의 이중구조가 잘 나타나 있다. 한편 현대화된 도시의 한복판에서 마을의 원주민들이 주동이 되어 산신제를 소멸시키지 않고 지키려는 노력은 나름대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