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은굿 법사(法師)가 안택(安宅)이나 병굿을 할 때, 또는 임산부나 아기를 위하고자 할 때 삼불제석(三佛帝釋)에게 가족이나 자손의 복(福)을 빌기 위하여 외우는 경문이다.
제석(帝釋)은 삼신(三神)·칠성(七星)과 더불어 자손의 명(命)과 복(福)을 관장하는 신령이다. 삼신은 자손의 임신·출산·양육, 칠성은 자손의 수명을 주관하는데, 제석은 복을 책임지고 맡는다. 아기가 태어날 때 복을 주는 신령이 바로 제석이다. 이 경문의 첫머리는 “가가호호 집집마다 인간남녀 오복(五福)을 불어주시는 일월양위(日月兩位) 제석천황(天皇) 나 계실 때”라고 시작한다.
원래 제석이라는 말은 고대 인도 브라만교의 성전(聖典)인『리그베다(Rigveda)』에 등장하는 천신(天神)인 인드라(Indra)의 중국 역어(譯語)이다. 석제환인다라(釋提桓因陀羅)·석가제바인다라(釋迦提婆因陀羅)라고 쓰던 것을 줄여서 제석이라 한다. 수미산 정상에서 사천왕(四天王) 33천(三十三天)을 통괄한다는 최고의 천신이다. 이 제석이 한국의 무속과 불교와 혼합되면서, 자손의 명과 복을 담당하는 무속의 신령으로 자리를 잡았다. 선굿에서는 제석굿·제석거리로, 앉은굿에서는『제석경』으로 제차(祭次)를 삼았다.
법사가 구송하는 이 경문의 내용은 선굿의 제석본풀이·세존풀이·당금애기타령·초공본풀이 등과 거의 비슷하다. 곧 제석이 하늘에서 내려와 마마부인을 맞아 함께 살 명당을 찾는다. 제석 명당에 자리를 잡는 대가로, 딸아기 하나에 아들형제 아홉을 두지만, 중 사위를 맞는다는 운명이 주어진다. 집안에 아무도 없는 틈을 타서 중은 제석의 딸아기와 관계하고, 곧바로 태기가 있어 3형제를 낳는다. 부모의 허락도 없이 남자를 보았다는 죄목으로 집에서 쫓겨난 딸아기는 중을 찾아간다. 딸아기는 삼신이 되고, 아들 3형제는 제석이 되었다. 이들은 ‘없는 자손은 생남(生男)하고, 있는 자손은 수명하고 부귀공명 점지하고 자손창성 점지하는’ 삼불제석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