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은 박씨(朴氏). 호는 인암(忍庵). 전라남도 영암(靈巖) 출신. 어려서 부모를 잃고 문전걸식을 하고 지내다가 해남 미황사(美黃寺)에 들어가 견현(見賢)을 은사로 득도하였다. 의식을 검소히 하고 학업에 열중하여 입산시의 약속을 어기지 않았다.
학업을 성취하여 견현의 법을 이은 뒤 선수행에 깊이 정진하여 수행에 필요한 최소한의 도구만을 가지고 명산대찰을 편력하였고, 계율을 철저히 지켜 두타행(頭陀行)을 실천하였으며, 일일일식(一日一食)만 하였다.
그뒤 장흥 보림사(寶林寺)의 수남암(水南庵)에 머물면서 선승들을 지도하였고, 해남대흥사(大興寺)의 적련암(赤蓮庵)에서 오랫동안 경론(經論)을 강의하였다. 인곡선사(仁谷禪師)로부터 참회를 받았고, 의현(義玄)에게 계참(戒懺)을 주었다. 나이 51세, 법랍 36세로 입적하였다.
교법·선법·계율을 전수받은 제자는 일일이 기록할 수 없을 만큼 많았으며, 대표적인 제자로 능화(能和)와 필언(必彦)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