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자의 생애 후반기에 창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필사본으로 김려(金鑢)가 찬한 『담정총서(藫庭叢書)』 권12 「도화유수관소고(桃花流水館小稿)」에 실려 있다. 「이홍전」은 서울에 사는 사기꾼 이홍의 사기행각을 삽화식으로 구성한 것이다.
첫 번째 삽화는 이홍이 대상(大商)으로 가장하고 속물적인 안주 기생을 유혹한 것이다. 두 번째 삽화는 시골 아전이 군포(軍布)를 바치러 서울에 온 것을 유혹하여 아전의 돈 천여 꿰미를 탕진한 것이다. 세 번째 삽화는 탐욕스러운 중에게 시주를 하겠다고 꾀어 시줏돈을 모두 술값으로 써버렸다는 것이다.
「이홍전」의 서술자는 결말에서 천하를 속이는 자는 임금이 되지만 이홍 같은 자의 속임은 결국 자신을 속이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였다. 한 사기꾼의 사기행각이 삽화식으로 구성된 「이홍전」은 서구의 악한형 소설에 비길 만하다.
여기에 등장하는 이홍은 익살과 위트가 넘치는 인물로 설정되어 상업이 발달하였던 조선후기 사회의 일면을 보여 준다. 이홍 같은 인물은 경제적 빈곤이나 사회적으로 열등한 지위에 있는 시정인들의 생활여건 속에서 형성되게 마련이다. 이옥은 이런 인물을 통하여 그 부도덕성을 고발하고 있다.
그러나 작품 속에서 주인공의 행동이 발랄한 문체로 묘사되고 있는 것을 볼 때에 이러한 인물을 통해서 사회의 모순된 인간상을 풍자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사기행각이 가능하였던 것이 이홍의 구변이나 능청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것보다는 사기를 당하였던 인간들의 마음속에 내재된 부도덕하고 불성실한 삶의 태도 때문임을 보여주고 있다.
「이홍전」은 전(傳)의 양식적 성격이 전제된 위에서 문헌설화 및 국문소설과의 관계가 규명되어야 한다. 그리고 조선 후기에 이홍과 같은 시정인들이 입전(立傳)된 전 양식의 서사체들이 다량으로 출현하는 것과 관련지어 문학사회학적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