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본. 김려(金鑢)의 시문집 『담정유고(藫庭遺藁)』 권11에 수록되어 있다. 김려가 1819년(순조 19)에 필사하였다는 기록이 「제화석자문초권후(題花石子文鈔卷後)」에 기록되어 있다.
『화석자문초』에는 주로 잡저류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이 실려 있다. 제목은 경문(鏡文)·과어(瓜語)·승불각(蠅拂刻)·핵묘(劾貓)·논서풍(論西風)·중어(衆語)·힐룡(詰龍)·수오(莠悟)·촉규화설(蜀葵花說)·칠절(七切)·각로선생전(却老先生傳)·묵취향서(墨醉香序)·묵토향전후서(墨吐香前後敍)·도화유수관문답(桃花流水館問答)·신루기(蜃樓記) 등이다. 이들 가운데 「경문」부터 「칠절」까지는 잡문이지만 수필문학으로서 훌륭한 작품들이다.
『화석자문초』는 이옥의 내적 갈등과 세계에 대한 작자의 이념이 객관적 사물을 통해 구현된 즉생활적(卽生活的) 문학이다. 문체도 당시 고문파들의 관념적인 도를 논하는 재도적(載道的) 문학관에서 벗어나 있고 표현방식도 주로 문답법·열거법·연쇄법 등을 사용하여 생각을 전개하였다. 수필문학사적으로도 고려 말 조선 초의 이규보(李奎報)·이곡(李穀)·정도전(鄭道傳)·서거정(徐居正) 등이 보여준 수필과 접맥되기도 한다.
『화석자문초』의 「각로선생전」은 족집게를 의인화한 제명 때문에 가전(假傳)으로 오해되기도 하지만 자서전적인 작품이다. 「묵취향서」는 중국 시인 반유룡(潘游龍)의 시여집에 대한 것이다.
「묵토향전후서」는 『묵취향』에 화운하여 쓴 자신의 시여집의 서(敍)이다. 이것은 「도화유수관문답」과 함께 사(詞)에 대한 구법·율법·운법 등 작사법(作詞法)의 이론을 소개하고 있다.
『화석자문초』는 이옥의 수필문학과 사문학(詞文學)에 대한 이론을 짐작하게 하는 귀중한 자료이다. 통문관(通文館) 이겸로(李謙魯)가 소장하고 있는 유일본이다.